詩 • 든 • 손
장미꽃 툭툭 떨어진 그늘에서
길냥이 실눈을 뜨고 하품을 하다
올려다 보는 하늘
해가 감자알처럼 익는다
밭고랑 타고 앉아
그 옛날 솔거처럼 호미로 그림을 그리면
그림값으로 내놓는 주먹만한 감자
오목오목 눈을 맞추는 한나절
하지 / 박소유
뒤끝이 있다는 건 저런 것일까
시골친척이 주고 간,
성질이 사나워서 개처럼 묶어둔 닭을 잡는 시간
무딘 칼 탓인지
반쯤 남은 목숨을 덜렁거리며 달아난 닭을 놓치고
아버지는 대문을 굳게 닫아걸었지만
목숨은 그토록 질긴 거라고,
돌아가신 아버지
해마다 이맘때면 난감한 표정으로 대문 앞에 서 있고
저 끝까지
피 철철 흘리며 달아났던 닭은 아직도 죽지 못해
붉디붉은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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