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걷다. "초딩 반인반수의 (半人半獸)난입 편" (STEPN 가족 이야기)
연휴 마지막 날 오늘도 걸었다.
저녁을 먹고 들어오는데, 동거인 중 초등2학년이 있다. 아직 사회화가 덜 되어 있어서 개인적으로 반인반수 (半人半獸) 라고 생각되며, 유심히 관찰 중인 생명체 이다. 이 녀석이 내가 걸으면 같이 걷겠다고 엄청 고집을 부린다. 저번에는 크록스를 신고 맨발로 따라 걷다가 발바닥이 까져 있더라. 그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걷는 그 녀석은 상남자, 반인반수 이다. ㅎㅎ
오늘 오리구이 외식을 하고 내일 학교가는 것을 준비해야 하는 터라 내가 혼자 걷겠다고 하니 굉장히 시무룩해졌다. 뜻을 꺽지 않고 무작정 따라 오겠다고 고집을 피웠지만, 맹수 사육사의 기질을 발휘하여 떨쳐내고 혼자 떨어져 나왔다. 한 10분 정도 걷고 있는데 전화가 왔다
[半人半獸] "아빠, 왜 나랑 안 걷겠다고 했어? (살짝 울먹임) "
뭐 불쌍하기도 하고, 어쩔 수 없어서, 기존에 걷고 있는 곳에 걷고 있겠다고 하니 순간 밝아졌다. 분명 숙제는 제쳐두고 바로 튀어 나올 것 같았는데, 아니나 다를까 바로 전화가 왔다.
[동거인1] "휴~ (큰 한숨) 이 녀석이 뛰쳐 나갔어... 당신이랑 같이 걷겠다고.. "
뭔가 체념한 듯한 동거인, 하지만 순간 반짝였다
[동거인1] "아~ 오늘 나 몸이 좀 안좋은데 내 Stepn 좀 부탁해야 겠다." (동거인 1은 10에너지 언커 조거이다.)
그러고 냅다 뛰어 나와서, 이 녀석에게 핸드폰을 던져주고 신호등이 바뀌기 전에 집으로 튀어서 돌아갔다. (스테픈을 몇 개월해서 그런지 귀환속도가 꽤 빠르더라)
개인적으로 나는 스테픈을 하면서, 걷기 명상을 하거나 유투브의 좋은 책 낭독이나 말씀을 듣는다. 나만의 힐링시간이기도 한데, 누군가의 방해를 받는 것은 솔직히 가족이라도 좀 피하고 싶은 시간이긴 하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야지'
그렇게 우리는 10에너지를 함께 걸었다. 초등 아이가 스마트폰을 들고가면서 "띠링" 소리는 참 웃겼다.
걷다가 구구단도 외우고 음악도 들었다.
중간에 잠깐 스탑을 하자고 이야기를 하니, 어디서 들었는지 그녀석은 이야기 했다.
[半人半獸] "중간에 멈추면, 좋은 박스 안나오잖아, 그냥 계속 걷자. 엄마에게 좋은 박스 선물해 주고 싶어. "
먼가 기특하기도 하고, 웃기기도 한 순간 ㅋㅋㅋㅋ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그녀석이 이야기 했다.
"아빠랑 같이 걷는거 너무 좋아. 나 아이스크림 사줘!!"
그 녀석은 아이스크림 하나를 빨면서 귀환을 했다. 미스테리 박스도 같이 까고, 뭐 그렇게 집으로 돌아왔다.
연휴의 마지막, 이렇게 stepn 과 함께 즐겁게 마무리해 본다.
내일은 혼자 조용히 걸을 수 있을까?
ㅎㅎ 아들이 착하네요..
저희 아들은 절대 같이 안걷는데
집에서 게임만 할려구 하는데
제가 플스를 같이 해줘서 그런지, 사육사에 대한 애정이 큰 편입니다. ㅎㅎ
역시 아이들과 함께 즐기는 멋진 아빠~^^
훈훈합니다~! ^–^b
저는 아이들과 함께 달리는 날을 꿈 꾸고 있어요!!
부럽습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