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낯선 여행, 이 낯선 세계] 추천사

in #stimcity3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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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숨겨진 프리퀄을 밝히려면 17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하늘을 섬기던 인간이 땅을 섬기기 시작한 시절. 말씀이 육체를 입고 내려오던 그때.



기나긴 종교전쟁을 끝내고 승리를 거머쥔 신교도들은 새로운 신을 선포하는데 그것은 하늘이 아닌 땅이다. 교회가 아닌 국가다. 교황이 대리 통치하는 하늘을 섬기던 인간이 이제 부르주아들이 통치하는 땅을 섬기게 된 것이다. 백성들은 신에게 속한 신민神民이 아니라 국민國民이라는 새로운 정체성을 부여받게 되었다. 소속과 공동체는 믿음과 신념에 의해 선택되는 것이 아니라 네가 태어난 곳, 네가 사는 곳이 어디냐에 따라 선천적으로 주어지는 것이 된 것이다. 국적國籍이라는 이름으로. 비록 척박할지언정 원하는 곳 어디에서나 자유롭게 살 수 있던 자유신민이 영토와 국경, 국적에 구속을 받는 땅의 노예, 국가의 국민이 된 것이다. 이것은 신분의 해방인가? 근대국가의 자유시민은 진정 자유로운가?



농업경제를 기반으로 일찌감치 정주민의 공동체, 절대국가를 형성한 동아시아의 그것과 달리, 서구 유럽과 중근동의 유목적 질서에서 국경은 지금과 같은 의미가 아니다. 이제까지 그들을 지배해온 이데올로기는 정신적 유전, 영혼의 소속을 증명하는 종교와 신념이었으므로 그들은 정신과 영혼의 자유를 찾아 어디든 이동했고 동포는 같은 신을 섬기는 형제자매이거나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누구든 이었다. 피아의 구분은 이교도이거나 이민족이었을 뿐.



그런데 1648년 베스트팔렌 조약으로 시작된 근대체제는 이러한 서구 근동의 질서에 새로운 교리를 도입했는데 그것은 영토와 국가라는 개념이다. '자 이제부터는 어떤 신앙을 갖는가가 너의 소속을 결정하는 게 아니야. 네가 태어난 땅. 네가 딛고 선 땅이 너의 주인이고 소속이 되는 거야. 너의 신은 하늘이 아니라 땅, 영토라고.' 신을 바꿔치기한 근대국가의 사제들은 땅의 종교를 새로 선포했고 이 신흥종교의 신은 백성들에게 새로운 계명을 내리어주었으니 그것은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을 정복하라'였다. 그리고 미션은 이것이다. 땅따먹기와 땅파먹기.



땅의 종교에 귀의한 근대국가의 사제들은 전 세계적인 땅따먹기를 집례하고 제국을 탄생시켰다. 한때 초원을 건너 말 타고 달려온 동방 전사들의 칼에 벌벌 떨던 서구의 양치기들에게 말 대신 대양을 항해할 수 있는 함선과 돛이 주어지자, 법도 질서도 없이 먼저 깃발 꽂는 놈이 임자인 무자비한 식민제국 건설의 성전聖戰, 거대한 부루마블 게임이 펼쳐진 것이다.



정복된 땅의 국경은 땅의 사제들에 의해 제멋대로 그어지고 확정되었다. 그것에는 민족과 언어, 정서와 문화, 전통과 신앙에 대한 고려가 일도 없이 오로지 지정학적 이해관계, 그러니까 땅파먹기에 용이한 대로 자대고 죽죽 그어졌다. 그 땅의 자유신민들은 하루아침에 땅의 노예, 국민으로 신분을 박탈당한 채 듣도 보도 못한 낯선 '국적'이라는 걸 받아들고, 오도 가도 못한 채 땅의 보물들을 수탈당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자유롭게 초장을 따라 세상을 주유하던 이 자유신민들은 근대국가의 국민이라는 낙인을 몸에 지지고 정복자들에 의해 자대고 그어진 영토와 국경에 구속되었다. 심사와 검문이 시작된 것이다.



땅의 신, 대지의 어머니는 풍요로워서 수많은 젖과 꿀을 품고 있었으니 그중의 대표는 검은 돌과 검은 물, 광물자원과 석유다. 관대한 대지의 어머니는 땅의 규칙과 원리를 좇는 탐구심이 강한 순례자들에게 자신의 비밀을 열어 보여 주기 시작했는데 그것은 과학기술과 산업혁명이라는 새로운 교리로 드러나지고 발전되었다. 수만 년 동안 감춰져 있던 땅의 신비가 풀어지기 시작하자 인류는 비약적으로 진화하기 시작했다. 넘쳐나는 땅의 소산들은 빛나는 돌, 금과 은을 매개로 무엇으로든 교환되었다. 인류는 이 과정에서 고대로부터 비밀리에 전해져 오던 연금술, 30배, 60배, 100배의 열매를 맺는 화폐경제의 비기를 터득하여 엄청난 부를 증가시켰다. 그러나 하늘의 원리를 밝히던 정신의 마법과 영혼의 신비는 땅의 검은 연기에 가려져 모두 잊혀지고 있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것 역시 17세기의 한 인물로부터 종료되고 시작되었는데 그는 마지막 연금술사이자 근대과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아이작 뉴턴이다. 그가 발견한 땅의 원리 '중력'은 과학기술을 비약적으로 발전시켰고 인류는 그것을 극복하여 심지어 하늘을 날아다니고 우주로까지 발을 내디딜 수 있게 되었다. 새로운 땅을 찾으러.



그리고 이 위대한 순례자들은 새 하늘과 새 땅을 찾아내었는데 그것은 물질을 초월한 새로운 하늘이자 새로운 땅 Inter-Net이다. 유니버스를 초월한 메타버스. 시공간을 초월한 새로운 하늘, 새로운 땅을 발견한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이미 그곳에 입주해 버렸다.



자, 그럼 이제 이 새로운 세상의 백성들은 무엇으로 불리게 될 것인가? 그들의 새로운 교리는 무엇이고 어떤 이들이 새로운 사제로 정복자로 부르심에 응답하게 될 것인가? 하나로 연결되는 무한한 세계. 이 메타버스의 우주에서 국경은 어떤 효력을 유지할까? 국적과 소속은 무엇으로 변화할까? 그리고 그것으로 인류는 신민神民도 국민國民도 아닌 신神 그 자체가 되어 부분이자 전체인 초월적 존재로 인수분해되어 버리고 말 것인가? 이 엄청난 도전과 미지未知 앞에 창조주가 되어버린 개인은 심지어 Crypto Currencey라는 형체가 없는 빛나는 돌까지 쥐게 되었으니.



저자는 기회와 혼돈, 상실과 복제가 마구 펼쳐지는 이 낯선 세계에서 정신과 영혼, 물질과 현상이 분리되지 않고 하나로 통합되며 무한히 창조되는 힘, Power를 드러내겠다 선언하고 있다. 그곳은 분리되지 않은 하늘과 땅이며, 유리되지 않은 새 하늘과 새 땅이다. 그곳에서 이 모든 것이 하나의 힘으로 연결되고 융합되는 새로운 질서를 선포하려는 것이다. 그 힘은 '중력'이다.



말씀이 육체가 되는 세상, 말하는 대로 현실이 되는 세상은 '중력'에 의해서만 가능하다. 붙드는 힘. 연결하는 힘. 중력이 아니면 어떠한 세계도 존재할 수 없다. 그것에는 국경도 국적도 없다. 아니 취향과 세계관에 따른 수많은 국경과 국적이 발생한다. 이것은 신앙에 구속된 종교도, 영토에 구속된 국가도 아닌 자유시민들의 도시이다. 그들은 취향과 세계관에 따라 자유롭게 자신의 소속을 선택하고 변경한다. 그들은 원하는 곳 어디에서나 살고 원하는 방식으로 부를 획득한다. 그들의 현재 신분은 추방자이자 망명자이다. 구속만 있을 뿐 보호해 주지 않는 국적으로부터 망명하여, 네티즌이라는 가짜 신분 뒤에 숨어 한 평짜리 고시원과 카페 테이블을 전전하며 오로지 생존만을 위한 게릴라전을 펼치고 있는 불쌍한 땅의 추방자들에게, 저자는 새로운 거주방식을 제안하고 같은 '중력'의 자장 안에서 새로운 부를 창출해보자 초청하고 있는 것이다.



인류는 이 새로운 땅과 새로운 하늘을 발견하고서도 아직 그것을 어떻게 다루어야 할지 알지 못하고 있다. 그것에 어떤 정체성을 부여하고 어떤 미래를 설계해야 할지 깨닫지 못하고 있다. 그것은 그 힘, '중력'을 이해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발견했으나 비밀을 밝혀내지 못한 이 강력한 힘의 신비는 단순하다.



중력은 사랑이다.



그것으로부터 만물이 창조되었으니 우리는 그것으로부터 시작해야 한다. 저자는 이 책의 모든 행간에서 붙드는 힘에 관해 말하고 있다. 이 낯선 세계, 이 낯선 여행을 경험하며 저자는 모든 공간과 순간에 존재하는 붙드는 힘, 당기는 힘, 놓지 않는 힘에 대해 역설한다.



'태초에 말씀이 있으니 이 말씀이 하늘과 땅을 창조하고 나누시고.' 창조하고 나누는 힘은 붙드는 힘이다. 하늘과 땅이 서로를 붙들고 있지 않으면 만물은 무한히 쪼개져 사라져 버릴 것이다. 그러나 이 불쌍한 망명객들에게 무한한 메타버스의 세상은 무중력의 상태와 다를 바가 없다. 아무도 자신을 붙들어주지 않으니 공격을 해서라도 타인과 세계와 연결되어야 한다. '좋아요'로는 부족한. 이 미숙한 망명자들에게 저자는 우리 서로를 붙들고 연결하여 새로운 도시의 자유시민市民이 되어보지 않겠냐고 초청하고 있다.



당신은 저자의 부름에 응답할 의사가 있는가? 준비가 되어 있는가? 무중력의 온라인 네트워크상에서 둥둥 떠다니며 무력하게 시공간을 부유하는 추방자로 반복되는 인생을 낭비할 텐가? 새 하늘과 새 땅의 주인이자 미래도시의 시민으로 서로의 손을 붙들고 함께 연대하며 말씀이 육체가 되고 말하는 대로 이루어지는 Crypto 세상의 탐험가가 될 텐가?



이 책은 17세기에서 발원하여 21세기에 발현하고 25세기를 거쳐 30세기에까지 이어져 있다. 기나긴 근대체제의 겨울이 가고 새 하늘과 새 땅의 봄이 오고 있는 것이다. 이 봄의 하늘과 땅을 마음껏 걷고 달릴 봄의 아이, 춘자春子를 기다리는 마법의 Crypto City [스팀시티]의 총수인 저자는, 이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엄지손가락을 척 세워보이며 '친구야, 나와 함께 모험을 떠나보지 않을래?' 초청하고 있다. 그리고 용기 있게 그의 손을 붙든 친구들에게 이렇게 약속한다.



Never let you go.
절대 네 손 놓지 않을게.
끝까지.



_ 30세기로부터, 마법사 멀린







도서출판 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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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이이 어마어마다하 했더니 춘자님이셨군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