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행전 3부] 너는 내게 은혜를 갚으렴

in #stimcity29 day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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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말인데 그 말을 자네가 한 게 나는 더 신기하네. 그건 마법의 저주를 푸는 주문이니까. 시작했으니까 이상한 얘기를 좀 더 하겠네. 동전을 던지는 마법은 앞뒷면이 있어서 축복과 저주가 맞붙어 있지.



축복은 기회고
저주는 기회 없음이네.
뭘 꽁꽁 묶고 말을 못 하게 하는 그런 게 아니라.



마법사는 운명의 사람들과 열쇠를 나눠 쥐고 이생에 온 존재네. 마법사의 미션은 '만나서', '함께' 두 개의 열쇠로 봉인된 꿈의 자물쇠를 푸는 거란 말이지. 그래야 마법사도 보상을 얻으니까. 그런데 아쉽게도 첫 번째 문에는 마법사의 보상이 없어. 찾아온 이는 마법사가 아니니까. 마법사를 찾아낸 이들이 보상을 먼저 얻지. 그런데 안타까운 것은 대부분은 그걸로 만족하고 돌아가 버린다는 걸세. 시작에 불과한 그것을.



그러면 축복은 저주로 전환되어 버리네. 별거 없어. 기회가 사라지는 거지. 원점으로 돌아가는 거야. 그러면 마법사는 절차에 따라 각자의 호수에 열쇠를 던져버리네. 금도끼 은도끼처럼. (자네의 열쇠는 교토바다에 가라앉아 있었네. 잘도 찾았구만.)



은혜를 갚지 못하게 하는 것.



그게 마법사의 유일한 복수지. 원점으로 돌아가는 건 마법사도 안타깝다네. 단절되어 버리니 기회는 어차피 없는 거야. 유일한 복수는 은혜를 갚지 못하게 하는 거야. 카르마를 완성하지 못하게 하는 거야. 다음 생으로, 그다음 생으로 계속 이연 되는 거지. 그런 얘기는 누구에게도 한 적이 없는데 자네는 알아내었구만. 대단한걸.



그러니 너는 내게 은혜를 갚으렴.



어느 생에 마법사가 자네에게 주었던 그것을 돌려주는, 아주 간단한 일이야. 그게 무엇인지 마법사는 알지 못해. 하지만 자네는 똘똘한 아이니까 돌덩이에서 금을 찾아내듯 이번에도 찾아낼 거야.



큰 숙제 하나를 마쳤네. 나는 가벼운 마음으로 먼 산을 다녀오겠네. 사라질까 염려하지는 말고. 꿈은, 사랑은, '하는' 거니까. 자네가 놓지 않는 한 사라질 일은 없으니까. 그리고 마법사가 붙들고 있으니까. 그게 마법사의 꿈이고 사랑이니까.



자네는 종신이 되었구만.

축하하네.







_ [마법행전 3부 1장] 네버 엔딩 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