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11-10] 가을 여행
“그 시간을 내게 빌려 줘”
독박봉양을 하는 친구의 말이
내내 가슴과 머리에 맴돌았다.
친구는 집안에 온갖 의료 보조 기구를
들여놓고 구십 넘은 노모를 봉양 중이다.
쓰레기를 버리러 나와
가을 나무들과 놀이터에 뛰어노는 아이들과
맑은 하늘에 넋을 놓다가
서둘러 들어가는 중에 내 전화를
받은 참이었다.
이렇게 좋은데 왜 떠나지 못하느냐고
그런 시간을 자신에게 달라는 말에
코끝이 찡했다.
친구는 여행을 참 좋아한다.
국내외 어디든 그냥 떠났었다.
노모는 아들 셋과 딸 셋을 두었는데
눈치보다가 다섯째이자 비혼인
친구에게로 왔다.
결혼 안 한 게 노모를 모셔야 되는
이유는 될 수 없잖아.
우리는 이기적인 그 형제들을 성토했다.
우리 역시 부모 봉양의 문제에
자유롭지 못하면서.
덤덤한 척 하지만
어떻게 모르겠는가, 그 답답함을.
더 나빠지기만 하는 그 희망없음을.
친구야, 익산의 고스락과 아가페 공원을
대신 다녀왔다!
네가 시간을 빌려달라면 통째로 주겠는데
어떻게 하면 줄 수 있을까.
언제가 되든, 같이 떠나자.
네 짐, 내가 다 들어 줄게.
ㅠㅠ 부모님의 사랑이 너무도 감사하기에
이러지도 못 하실테고, 저러지도 못 하실테고...
이런 상황들 보면... 세월이란게 참 야속하기만 ㅠㅠ
고충을 좀 알아줬으면 좋겠는데 다른 자녀들이 너무 무심해서 화 남.
요양원으로 모시는 여느 가족과 달리 직접 모시는 효자시네요..
결국 더 나빠지면 그리로 모셔야 하는 게 고민인가 봅니다. ㄷㄷ
저희도 회사에서 월차가 많은 분들이
저 같이 없는 사람들에게 월차를 팔 수 잇으면 좋겠습니다 ㅎㅎ
그럼 몇개씩 사서 어디든 나갔다 오겠는대요 ㅎㅎ
월차 삽니다.
회사 톡방에 올려 보세요. ㅋㅋ
친구분 말씀이 참 마음 아프네요.
마음 아팠어요. 어찌 도와 줄 수도 없고…..
자식에게 짐이 되면 안 되는데, 그래도 가까이에 자식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 봅니다.
그저 고맙고 감사한 일 같네요.
누가 뭐래도 가족이 옆에 있는 게 제일 좋지요.
좀 나눠서 하면 심적으로 덜 힘들지 싶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