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규모 자영농노의 삶-장사일기>월요일/화요일
월요일
6시 10분 출근 퇴근 5시 퇴근
48인분 판매
1시 30분까지도 너무 한가해서 심심해서 죽을것 같았다.
그 때까지 판매한게 37인분이길래
오늘 장사 망했네 그래도 3인분만 더 팔아서 깔끔하게 40인분 팔고 집에 후딱 가자고 하고 있었다.
그런데 2시가 넘어서 손님이 오기 시작하더니
단골 손님중 한 명은 2시 30분, 마감시간이 다 되서 지금 가고 있다고 연락이 왔다.
덕분에 예상을 웃도는 48인분 팔고 퇴근했다.
Dine-in 손님이 많아서 매출도 인분수 비해서 많이 나왔다. ㅎㅎ
화요일
6시 20분 출근 5시 퇴근
51인분 판매
요즘 영업시간 끝나고 나면 몸도 피곤하고 기력도 없고 해서
일을 좀 천천히 하니까 퇴근시간이 조금씩 늦어진다.
출근부터 퇴근때까지 엉덩이 붙일 시간이 거의 없기 때문에
영업 마무리가 될때 쯤이면 다리가 천근만근이 된다.
다음주부터는 알바생이 없을거라서 남편도 나도 걱정이다.
남편이 더 많이 걱정하는것 같다.
그도 그럴것이 남편이 혼자서 주문 받고 계산하고 포장하고 홀에 음식 서빙도 하고 치우기도 하고 해야하기 때문에 무지 바쁘다.
동시에 전화로 포장 주문하는 사람들도 상대해야 해서 더 그렇다.
남편은 그래서 블루투스 이어폰을 끼고 일을 한다.
처음 블루투스 이어폰을 착용한 날 단골손님들이 맥도날드 온 것 같다면서 남편을 무지 놀렸던 기억이 난다. ㅋㅋ
남편도 그 때는 엄청 어색해 했는데 지금은 그냥 자연스럽다.
한국에는 1인 사업장이나 소규모 식당에서 키오스크로 손님이 직접 주문을 하는 시스템이 많이 있는 것 같은데 여기서는 아직 못본것 같다.
하물며 프랑스령에 있는 맥도날드도 아직 도입하지 않은듯.
남편이 주로 주문 받고 계산하는데 시간을 많이 소비하기 때문에 정말 갖고 싶어하는 기계다 ㅋㅋ
한 번 알아보긴 했으나..
어디서 주문해서 어떻게 설치하는지도 모르겠고 일단 놓을 자리도 없을만큼 작은 우리가게....ㅜ
요즘들어 아시아계 손님들이 종종 온다.
오늘도 일본인 가족이 왔었다.
나는 처음 온 사람들인 줄 알았는데 남편 말로는 아내분이 두 어번 왔었다고.
아시아 쪽 사람들이 오면 아무래도 긴장이 더 되는게 아무래도 먹어본 사람들인 경우가 더 많아서. 괜히 음식 담음새 더 신경써서 내보냈다. 계속 관찰했는데 다행히 비빔밥 시켜서 김에 또 야무지게 싸서 잘 먹고 갔다. (한국김이 맛있지 더군다나 파래김 ㅎㅎ사실 개취에여..) 싹싹 밥 한 톨 남기지 않고 먹고 가서 흐뭇했다. 음식하는 입장에서 역시 가장 기분이 좋은것은 다 비운 접시다.
가끔 음식이 좀 남아서 돌아오는 경우가 있는데 그런 경우가 많지 않아서 사실 그런 접시를 보면 깨끗해보이는 부분으로 먹어보는 편이다. 혹시 뭔가 잘못됐나 싶어서. 그냥 손님 취향이 아닌경우도 있고, 배가 별로 고프지 않아서 그런 경우도 있고 사실 이유는 다양하지만 역시 걱정이 되는 것은 사실... 혹시 음식이 별로라서 그런가 싶어서. 백번 칭찬을 받아도 한 번 남겨진 음식 접시로 인해 자존감이 와르르 무너지기도 한다. 좀 더 자신감을 가지고 해야 하는데 쉽지 않은 ㅎㅎㅎ
어제 프랑스 노부부가 왔었는데 처음 온 손님 같았다. 자리를 잡고 앉긴 앉았는데 막상 메뉴를 보니 별로 내키는게 없었는지, 둘이 와서 김밥만 한 줄 시켰길래 아휴 하필 왜 김밥을... 왜냐하면 나이드신 분들중에 김을 못씹는 분들이 있어서 질겅질겅 씹다가 뱉어 놓고 가는 사람을 몇 번 봤다. 어떤 손님은 김밥을 주문하면서 김이랑 밥은 빼고 속만 줄 수는 없냐고 하는 사람도 있었다 ㅋㅋㅋㅋㅋㅋ 음식에 대한 몰이해에서 온 해프닝.
암튼 근데 이 노부부가 오늘 또 왔다.
그 분들 보는 순간 안도의 한 숨이 나왔다. 어제 김밥이 그래도 괜찮았구나 싶어서.
오늘은 오셔서 각자 다른 메뉴 두가지를 시켜서 드시고 가셨다.
알바생한테 엑셀런트 했다는 얘기를 하면서 근데 너무 배불러서 오늘은 디저트는 못먹을 것 같다고 했다고. ㅎㅎ 근데 다행히 우리 그 때 디저트가 없었다.
디저트 배송해주는 베이커리가 오늘 배달 착오로 디저트를 늦어도 너~~~무 늦게 배송한 것. 1시 30분이 다 되서 배달을 왔길래 남편이 정중히 돌려 보냈다. 아니.. 영업 거의 끝났는데 와서.ㅜ
여기서 진짜 답답한 것중에 하나가 꼭 일처리를 사후약방문? 소잃고 외양간 고치기? 뭐라고 해야하지.
아무튼 늦어지면 늦어진다 미리연락을 주던지, 못오면 못온다 말 한마디면 해결될 일을, 이런걸 안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이제 우리도 체념하긴 했지만 가끔 너무 속터질때가 많다.
전화 한통이면 원만하게 해결될 일을 왜 안하는지 진짜 모르겠다. 으으.
디저트 배달 안온것 빼면 별 사건 사고 없이 마무리 잘 된 하루.
내일은 또 어떤 손님들이 올까.
오늘은 어깨와 다리맛사지를 꼭 하고 자야겠다.
애쓰셨습니다. 두 분이 정말 전투적으로 영업을 하시는군요.
고생끝에 원하는 목표가 달성되겠지요?
응원합니다. ㅎㅎ
감사합니다 ㅎㅎ 응원에 힘이 나네요 열심히 일하고 열심히 써야겠어요
매일 다리와 어깨 마사지 잊지 마세요~^^ 오늘도 화이팅!
네 오늘도 꼭 맛사지를 하고 자야겠어요 ㅋㅋ
@Floridasnail 님도 오늘 하루 마무리 잘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플로리다가 저희랑 시간대가 같은거 맞죠?
장사일기... 진솔한 내용이 참 좋네요^^ 남은 음식을 혹시나 맛보는 센스까지. 장사도 장사지만 삶 자체가 멋진 것 같습니다.^^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