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사: 경계를 여행하다 (안성교) 2

in #zzan5 years ago

1943년 준공한 압록강철교는 47년 후인 1990년에 새 단장을 하고, 조중우의교라고 개명했다. 조중우의교를 넘나드는 화물차들이 분주하지만 버스나 승용차는 선뜻 눈에 띄지 않는다. 국경이란 저런 것이구나. 생각은 무거운데 느낌은 가볍다. 아니, 생각이 가볍고 느낌이 무거운 것인지도… . 생각과 느낌 사이, 무거움과 가벼움 사이, 이 간극의 의미가 무엇일까. 압록강단교 조중우의교를 바라보는 여행자의 심사가 복잡하게 엉겨들기 시작한다.

압록강단교는 조중우의교와는 전혀 다른 운명으로 여행객을 기다린다. 많은 한국인이 그 운명을 곱씹으며 이 다리를 찾는다. 압록강단교는 지금으로부터 약 100년 전인 1911년 일제강점기에 건설됐다. 조중우의교보다 32년 먼저였다. 철도를 중앙에 깔고 좌우 양쪽에 보도를 깔고 다리를 열었다가 닫았다가 하는 개폐식 구조다. 강을 오가는 범선이 통과하기 위해서다. 다리를 열면 열십자가 되고 닫으면 한일자가 된다. 무심코 따라나섰다가 그 같은 설명을 들으며 개폐식 구조의 현장에 서 있으면 교퍙에 박힌 쇠못 하나도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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