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618 기록

in #avle-pool18 day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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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에서 뻗어나간 잎들과 달리 황량했던 가지치기 이후 굵은 줄기 둥치에서 수북하게 돋아난 잎 매무새가 멋진 수염을 기른 숲 속의 요정 같은 느낌이다. 고대 유럽 신화를 소재로 한 영화 혹은 만화를 연상시킨다. 낮에 기온이 많이 올라가 아주 더운 느낌이지만 바람이 제법 불어 습한 느낌은 없다. 집에 가만히 있으면 이쯤이야 하고 넘어갈 수 있다. 오히려 저녁이 되면서 시원한 바람에 서늘함이 느껴질 정도이다.

냉장고 안에 묵었던 김치와 잔반찬을 정리하다가 일이 커져 버렸다. 싱크대가 막혀 청소를 시작하다 보니 후회만 쌓였다. 이런 일을 작정하고 시작하지 않으면 궁시렁거리며 그냥 갈 수밖에 없다. 아침부터 머리가 무거워서 두통약을 먹었는데 내가 왜 이 짓을 했는지 또 융통성 없이 일을 만들고 말았다. 김치 냉장고의 묵은 김치통을 씻고 싱크대 썩은 냄새 참아가면서 칫솔로 닦아내다 보니 하루가 다 가버렸다. 그래도 후련하다. 반찬 썩힌 것 없애고 잉여물이 쓰레기가 되지 않도록 미리 챙겨 알뜰해야 하는데 그놈의 게으름 때문에 집이 잡동사니 천국이다. 버릴 것을 만들지 말아야 하지만 버려야 할 때 과감하게 버릴 줄 알아야 한다. 몸의 뱃살 만치 집안에 잡동사니는 늘어만 간다.

웬만해서 성가시게 앵앵거리는 모기를 죽이지 않는데 얘네한테 화풀이 해서 두 마리 황천 길로 보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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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사는데 일거리가 없을 수 가 있나요?
모기는 잡아도 됩니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