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백(陳柏)의 잠에서 깨고 들어갈 때 마음챙김(夙興夜寐箴 )

in #avle-pool4 day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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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이 울고 생각이 잠에서 풀어진다. 이 때 생각을 바라보며 마음을 정리한다. 지나간 허물을 살피거나 새로운 생각을 모아 차례대로 정돈하여 명료하게 마음에 갈무리하면 근본이 이미 세워진 것이다. 날이 밝아지면 일어나 세수하고 옷을 단정하게 입고 가지런하게 바로 앉고 마음을 잘 거두어 밝게 떠오른 해처럼 차분하고 가지런히 마음을 비워 정신을 하나로 모으고 책을 펼친다. 성현들의 발자취를 따라가면 공자께서 앉아 있고 안연과 증자도 앞뒤로 있으니 성인과 스승의 말씀을 눈앞에서 듣는 듯 제자들의 의문과 답변을 반복해서 살핀다. 평소 생활에서 행동을 통해 점검하니 가르침이 확연해서 눈 앞에서 실천에 응할 뿐이다. 스스로가 이와 같기 때문에 마음이 담담해지고 정신이 오롯하여 잡생각은 쉬게 되고 행동함과 쉼이 반복되어 오직 마음이 거울 같아지고 고요함 속에서 움직임을 살피니 마음이 두 세 갈래로 갈라지지 않는다. 글을 읽지 않을 때 정신은 흐르는 물처럼 놓아두어 성정(性情)을 기른다. 저녁이 되어 피로해지면 멍한 기운이 쉽게 올라타니 몸과 마음을 다시 잡아 가지런하게 또렷한 정신을 일으킨다. 밤이 깊어 잠자리에 들때 손과 발을 흐트러트리지 않고 생각 또한 골똘히 하지 말며 마음을 쉬고 밤의 정기를 받아들인다. 고요하면 원기로 돌아가니 그 마음이 수북하여 밤낮으로 지속된다.
 
鷄鳴而寤 思慮漸馳 盍於其間 澹以整之 惑省舊愆 惑紬新得 次苐條理 瞭然黙識 本旣立矣 昧爽乃興 盥櫛衣冠 端坐斂形 提掇此心 皦如出日 嚴肅整齊 虛明靜一 乃啓方冊 對越聖賢 夫子在座 顔曾後先 聖師所言 親切敬聽 弟子問辨 反覆參訂 事至斯應 則驗於爲 明命赫然 常目在之 事應旣已 我則如故 方寸湛然 凝神息慮 動靜循環 惟心是監 靜存動察 勿貳勿參 讀書之暇 間以游泳 發舒精神 休養情性 日暮人倦 昏氣易乘 齋莊正齊 振拔精明 夜久斯寢 齊手斂足 不作思惟 心神歸宿 養以夜氣 貞則復元 念玆在玆 日夕乾乾.

잠에서 깨어날 때와 잠에 들기 전 스스로의 마음을 관찰해 본 적이 있을까?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마음으로 생각을 바라보는 것이다. 이건 생각이 아니고 마음이 마음을 비추어 보는 것이다. 대부분 지난 일 혹은 앞날에 대한 생각으로 바쁘다가 잠에 들고 다시 깨면 또 그런 생각이 반복된다.

간화선(看話禪)에서 화두의 목적은 늘 깨어있는 정신이다. 마음이 자나 깨나 흐트러지지 않는 것이어서 오죽하면 꿈 속에서도 정신이 똘망 똘망하도록 화두를 붙잡고 있다.

일어나는 생각, 마음을 다시 거두어 들이는 것, 마음을 쉬는 것, 마음을 그저 바라 보는 것 중에서 일어나는 생각에 얽혀 마음의 다른 기능들은 발휘하지 못하다가 마지막 숨을 내고 떠나간다.


고경중마방(古鏡重磨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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