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n't worry baby

오늘이 하지(夏至)다. 이제 내일부터 조금씩 해의 길이가 짧아지기 시작한다. 태양의 은총은 내일부터 조금씩 잦아들겠지만 그 은총이 지나친 가학이 되어 앞으로 한 달 이상은 몹시 부담스럽게 더워질 것이다. 매년 기상 예보에서 올해는 어느 때보다 더워질 것이라고 한다. 안 그랬던 적이 있었나? 여하튼 해가 길고 날씨는 더우니 특히 주말이 되면 밤이 늦어도 이곳 저곳에서 인기척이 들릴 것이다. 해질녘 집에 가는 길 새로 조성된 아파트 단지에 주말 장이 크게 열렸다. 2주년 기념이라는데 화덕 피자, 돼지 바베큐, 장터 국수, 막걸리에 파전 등 더운 날씨에 여행지 분위기가 날 정도로 아파트로 둘러 쌓인 공터에 큼지막한 주점이 차려졌다. 사람들이 와글 와글하다. 내일 까지라니 아버지와 함께 저녁에 기분 좀 내야겠다. 지금과 같은 시절에는 집에만 콕 틀어 박혀 있는 서생보다는 야외 사람들이 붐비는 곳에서 활기를 느끼는 것도 즐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