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만평(時代漫評) - 232. 아이스케키의 시대와 아이스크림의 시대

in #busy6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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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겨울에 채취한 얼음을 한 여름까지 보관하는 빙고(氷庫)는 신라시대부터 있었던 것이지만, 조선후기 까지도 여름철에 얼음을 맛 본다는 것은 어지간한 부자가 아니면 구경도 할 수 없는 아주 진귀한 것이기만 하였다.

여름철의 얼음이 아주 흔해진 것은 1926년에 전국 각지에 제빙(製氷) 공장들이 들어서기 시작하면서 부터라고 한다. 1932년에 아이스케키라는 이름이 붙은 얼음과자가 군것질거리로서 시중에 모습을 드러내었는데, 설탕물이나 사카린을 탄 물을 얼려서 작은 나무 막대기에 꽂은 아주 간단한 형태로서, 여름철 더위에 지친 사람들을 유혹하기에 충분하였다. 하지만 이 시대의 위생검사는 아주 엉망이어서, 30~40년대 장티푸스 발병 원인의 1~2위는 아이스케키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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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엉망이었던 위생검사 수준이 무시할 수 있을 정도의 수준으로 낮춰진 것은 70년대부터 아이스케키 대신에 등장한 '하드' 나 '아이스바' 라는 이름이 붙여진 얼음과자의 출시부터였다고 한다. 70년대의 여름철이면 주택가의 작은 상점들 입구에는 거의 어김없이 하드, 아이스바가 들어있는 작은 냉동고들이 놓여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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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70년대에 '하드'와 함께 폭발적 인기를 끌었던 것이 '쭈쭈바' 라는 것이었는데, 막대기에 아이스바를 응고시켜서 나오는 형태가 아니라 길다랗게 만들어진 포장용 비닐봉지 안에 응고된 얼음을 채워넣어서 꼭지 윗부분부터 빨아먹을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것이었다.

이 시대를 살아본 사람들은 분명히 기억하건데, 여름철에 이 '하드'와 '아이스바', 그리고 '쭈쭈바'가 여름의 더위를 잊게해주는 서민적인 대중얼음과자였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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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지금의 시대는 여름이 되어서 무더위가 기승을 부려도, 아이스크림이 담긴 냉동고 문은 좀처럼 열리지 않는다고 한다. 골목마다 들어선 카페의 아이스커피가 더욱 인기를 누리고 있을 뿐만 아니라, 매출 저하로 반값 아이스크림 공세가 넘쳐나고 있지만 예전 70년대처럼 응고된 얼음이 녹아내려서 손이며 옷에 단물을 묻혀가면서까지 아이스바를 먹어대지는 않으려고 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요즈음 대형마트에서는 해마다 아이스크림 매출 신장률이 떨어지고 있다고 한다. 아이스크림 주요소비층인 유소년층 인구가 점점 감소하는 데다 길거리에 아이스크림 할인 전문점까지 생겨서 일반상점이나 대형마튼 등에서는 아이스크림 수요가 대폭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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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진짜 이유는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여름철에 가난한 서민들이 먹어대는 아이스크림인데도 불구하고 값은 너무 비싸고 량은 적고 몸에 해로운 인공조미료와 합성물질을 많이 첨가되어져 있으니, 오늘날에 알만큼 다 알고 사회를 접하는 똑똑한 서민들이 이제는 70년대의 여름철에 사먹던 것처럼 시중에 판매되어지는 아이스크림들을 무작정 좋다고 사먹지는 않기 때문이겠다.

또한 지금은 좀 더 깨끗하고 건강에 좋고, 유기농 원료를 사용한 고급스러운 아이스크림을 찾는 시대이지, 70년대처럼 비위생적이더라도 값도 싸고 량도 푸짐한 얼음과자를 먹는다는 식으로는 구미가 당기지 않기 때문도 할 것이다.

그만큼 지금은 예전처럼 값싼것과 량이 많은 것을 찾던 시대가 아니라, 질좋고 고급스러운 것을 추구하는 시대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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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때 50원주고 사먹었던 기억에, 브라보콘을 70원에 사먹었던 기억때문인지 요즘 아이스크림이 너무 비싸게 느껴지네요. 소득수준 오르는건 몸이 기억을 못하면서 말이죠.

웬민하면 아이스크림 안사먹는데 가끔 저녁에 땡기면
[월드콘]이죠 ㅎㅎㅎ
시골서 쮸쮸바 팔던 집에서 살았던 1인입니다.ㅋㅋ

소득이 늘어남에따라 입맛도 점점 고급화 되가는거 같아요.
팔로우 하고 가요. 서로 소통했으면 좋겠어요!

아이스케키,
아득하여 그리운 이름 ㅋ

세상의 변화가 정말 빠릅니다.

지금보다도 더 질 좋은 것들을 기대합니다.

태국은 시장에서 이렇게 아이스께끼를 판답니다.
어릴때 생각이 나서 사 먹곤 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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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일전 포스팅에 올린 자전거 타던중 참을 수 없는 허기에 길거리 아이스 크림을 사먹었습니다. 너무 반갑고 고맙게 생각하면서요. 한도그 빵안에 아이스크림을 넣아주고 한국돈으로 300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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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로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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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렷을적 아이스크림이 맛난건 왜일까요?^

아이스크림 가격이 정말 많이 올랐죠.. 게다가 시중에서 건강에 좋다고 유기농 아이스크림들은 프리미엄이 붙어서 왠만한 식사값이죠.. ㅎ

꾸준하심에 들릴때마다 에너지를 얻고 가요.
편안한 저녁 되시길..!

아이케키에서 아이스크림까지
다양한 경험을 한 세대입니다.
추억소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