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ubymaker] 권위의 설득에 저항하라!
78억 인구가 살고 있는 이 지구에는 78억분의 1 이상의 영향력을 가진 개인들과 조직이 있다. 이들은 그들이 가진 부를 통해 정보를 수집하고 수집된 정보를 통해 더 큰 부를 재창출하며 우리가 사는 이 지구에 크나큰 영향력을 미치는 오피니언 리더들이다. 그들이 노는 세상은 평범한 우리들과는 너무 달라서 그들의 생각과 판단은 거부할 수 없는 큰 무게로 다가온다. 소위 심리학에서 말하는 권위를 통한 설득인데 그들이 가진 권위가 너무 커서 우리는 부지불식간 저항할 생각도 못하고 설득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필요한 모든 데이터를 얻었다. 스페이스X팀 축하한다"
9일(현지시간) 스페이스X의 시험 우주선이 착륙 과정에서 폭발한 뒤 나온 CEO 일론 머스크의 반응이다. 그리고는 "화성, 우리가 간다"고 다짐하듯 덧붙였다.
엘론 머스크가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화성탐사프로그램 스페이스X는 세간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하다. 비록 지난 9일 우주선이 착륙하면서 폭발하기는 했지만 화성으로 가는 길은 더 가까워졌다고 여전히 자신만만하게 주장했다. 엘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 프로그램을 보면서 어떤 생각이 드는가? 인간이 달에 처음 갔을 때와 같은 흥분? 우주여행이 더 이상 SF 영화로 끝날 것 같지 않을 것같은 기대감? 인간이 미지의 세계로 여행과 탐사를 떠날 때 그것이 본능적으로 내재된 호기심의 발로일 뿐이라면 얼마나 즐겁겠는가? 안전하지만 다소 무료한 일상을 떠나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일을 처음으로 경험할 것을 생각하면 여간 흥분되지 않을 수 없다.
테슬라의 주가 폭등으로 세계 2위의 부자가 된 머스크의 행위가 단지 부자의 유희로만 그치지 않고 장차 인류의 미래에 크나큰 의미로 비쳐지는 것은 안타깝게도 화려한 마케팅과 신문방송의 공작에 의한 착각일뿐 그 개연성과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이다. 천문학과 엔지니어링에 대한 전문 지식이 없는 일반인들이 보기엔 마냥 신기한 일로만 느껴지겠지만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그러니 흐려진 눈을 다시 닦고 내 의사와 무관하게 들이밀어진 권위에 설득되지 말라.
머스크가 계획하는 화성 여행은 one way trip이다. 화성은 지구와 가장 가까이 있을 때에도 편도로만 8개월이 걸리고 현재 아무것도 없는 화성에 착륙해서 일을 본 다음에 다시 지구로 귀환할 가능성은 전혀 없다. 혹 화성인이 방문객들을 위해서 미리 발사대를 준비해놓고 기다린다면 모를까. 화성이 온난화와 쓰레기로 오염되어가고 있는 지구의 대안이라고 느끼는 사람들은 SF영화를 너무 많이 봐서 현실감이 결여된 상태이다. 인류의 상당수가 화성으로 이전해서 새삶을 꾸릴 비용이라면 환경오염으로 망가져가는 지구를 10번은 되살릴 수 있을 것이다. 머스크가 바보가 아닌 다음에야 이런 황당한 계획을 믿고 있진 않을 것이다. 그럼 뭘까? 어리숙한 추종자들에게 그럴듯한 계획을 보여주고 잘난체 하는 것? 이미 세계 2위의 부자가 돈을 더 벌려고 사기치는게 아니라면 이보다 더 그럴듯한 이유는 없을 듯한데... 이렇게 권위에 설득되지 않고 정신을 차려 다시 생각해보면 도대체 이 사람들이 무슨 짓을 하려는지 그 진의를 파악할 수 있다.
블룸버그가 얼마전 코로나 제일 방역국으로 일본을 2위에 그리고 한국을 4위에 올려놓았다. 연일 K방역 홍보전에 취해 정신을 못차리고 있는 대깨문들이 보기엔 역쉬! 우리 문대통령님! 하겠지만 블룸버그가 2위에 랭크시킨 일본이 바로 9개월전 올림픽을 예정대로 개최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코로나 검사를 적게하고 있다고 우리가 비난한 바로 그 나라라는걸 상기한다면 경제 미디어업계의 압도적인 선두 주자라는 블룸버그의 권위에 대해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세계 경제위기가 닥칠 때마다 각국의 경제주체들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입만 쳐다본다. 양적완화를 하겠다는 연준의장의 말만으로도 주가는 폭등하고 금리가 너무 낮은 것 같다는 조심스런 전망에 환율이 춤을 춘다. Do not fight the FED!
초강대국인 미국의 힘과 연준에서 일하는 수많은 석학들과 인재들이 경제 이슈에 관한한 아무도 도전할 수 없는 권위를 만들어냈다. 하지만 이러한 무소불위의 연준이 이끌어온 세계 경제의 현주소는 과연 어떠한가? 신자유주의 이론으로부터 정당성을 부여받은 자본의 폭주는 감당하지 못할 문제를 스스로 만든 뒤엔 아이러니하게도 연준에게 손을 내민다. 부의 초양극화는 해결되지 못한채 갈수록 커져만가고 78억이 사는 지구는 극소수의 부자들의 이익을 위해 희생되어지는게 현실이다.
국가를 경영하는 신성한 의무를 부여받은 위정자들은 하나같이 잘나 보인다. 유권자들이 헌법적으로 부여한 권한이기에 그들의 어깨는 더 무거워보이고 그들의 행보는 국가와 국민의 운명을 책임진 권위를 가진다. 그러면 평범한 시민들은 그들의 권위에 설득당하고만 있으면 되는 것인가? 매일 여의도와 청와대에서 벌어지는 기괴한 정치쇼들은 시민들이 기대했던 그것과는 너무나 먼 것이다. 대깨문은 대깨문대로 태극기부대는 또 그들대로 그들이 맹종하는 정치 세력의 권위에 휘둘려 판단력을 상실하고 매일같이 행해지는 희망고문에 하릴없이 행복할 미래만 기다리고만 있는 것은 아닌가?
이 세상은 이제 더이상 그 잘난 사람들에게만 맡겨서는 안되는 상태에 이르렀다. 잘난 자들에게 신성한 사명에 따르는 희생은 매력이 없다. 그들이 평범한 우리를 위해 일해줄거라는 기대는 이제 접어라. 이제부터라도 권위에 저항하고 설득되지 말라. 그리고 맑아진 눈으로 현실을 직시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