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 100] 수요일의 마법사도 울적하다

in Wisdom Race 위즈덤 레이스6 day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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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웬즈데이, 마법사도 수요일에 태어났단다. 그러니까 얼마나 우울할지는 네가 더 잘 알겠지. 비 내리는 수요일엔~ 빨간 장미를.. 아 핫, 미안미안. 언제 적 노래냐. 하지만 매우 고딕스런 취향을 가진 너라면 좋아할지도. 암튼 너의 검은 교복과 빨간 장미는 웬지 잘 어울릴 것 같기는 하구나. 뚝뚝 떨어지는 붉은 피는 너의 취향 저격이 아니겠니.



하지만 그래도 울적한 기분을 벗어던질 수는 없어. 그래서 너도 네버모어 아카데미에 빠져 버린 게 아닐까? 물론 부모님이 시켜서 할 수 없이 다닌다고 말하고 있지만, 왜 그 학교를 목숨까지 바쳐 가면서 지키려고 노력한 거야? 물론 너는 예언을 성취하려고 했다고 말하겠지. 아니, 아니 아니야. 결국 이니드와 포옹을 하고만 너는 우울했던 거야. 친구가 필요한 거라고.



그래 맞아. 별종들은 친구가 필요하단다. 혼자서 공중 부양을 하고 돌덩이를 치즈 케잌으로 바꿔도 그게 다 뭔 소용이람. 같이 먹어줄 친구가 없는데. 그래서 말이야. 너는 뭔가 촉을 느낀 거야. 이 이상하기 짝이 없는 네버모어 아카데미라면, 이 별종들이라면 너의 취향도, 본성도, 받아들여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 말이야. 근데 없어지면 어떡해? 학교가 사라지면 어떡하지? 그럼 다시 우울해지잖아. 그래서 목숨을 건 거지? 그런 거지? 너도 친구가 좋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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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치라는 너의 음성이 여기 무중력의 검은 우주에까지 들려오는구나. 알아. 수줍음이 많은 너라는 걸. 그러니까 무관심은 너의 방어 기제라는 걸 이니드는 처음부터 알고 있었을걸? 그래서 널 포기 못하고 결국 늑대인간으로 각성한 것이 아니겠어? 얼마나 끔찍하겠니. 딱 봐도 ++ 투 플러스 등급 "F"인 이니드가 늑대인간이라니! 그 흉측한 몰골이라니! 그건 변신술이나 다름없는 이니드의 화장술로도 감출 수가 없는 거야. 핏빛 레드문에 나타나는 자신의 본성 말이야. 그래서 부모님의 성화에도 각성을 늦추고 늦춘 게 아니겠어? 그런데, 이니드는 널! 지켜야 했던 거야. 네가 괴물에게 잡아먹히게 생겼잖아. 가만히 있을 수가 없다고. 그게 "F"야! ++++ 포 플러스 등급 진짜 "F"들이 하는 "각성"이라고. 친절한 척 뒷담화에 열중하는 가짜 "F(ucker)"들 말고,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그 흉측함을 기꺼이,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발현시킬 수 있는 진짜 "F(riend)" 말이야.



그런 친구가 세상에 없.는.거.야. 웬 줄 아니? 네버모어 아카데미가 문을 닫아 버렸기 때문이지. 그래서 마법사는 실직자가 되어 버렸어. 이렇게 지구 밖으로 토해 내져 무중력 공간을 둥둥 떠다니고 있지. 그러니 어떻겠니? 네게 거는 마법사의 기대가 말이야.



2천 년 전, 대마법사께서는 친구를 위해 목숨을 버리는 것만큼 큰 사랑이 없다고 세상에 선포하셨지. 그리고 너는 그 친구들을 네버모어 아카데미에서 만났고. 모두가 나서서 서로를 위해 '목숨'을 걸더만. 설마, 유치하게 목숨 걸고 그럴까 싶었는데. 그 흔하디흔하면서 정작 세상에서는 보기 힘든 '목숨' 거는 친구들이 너의 드라마의 엔딩이었어. 오 마이 갓! 안 본 눈 사고 싶은 이 심정!



그러기 있기야? 이렇게 유치한 결론 있기야? 하지만 어쩌겠어. 그게 인생인걸. 그걸 할 줄 아는 정상인들이 별종 취급 받으며 세상에서 토해지거나 격리되고 있는 것이 현실인걸. 그러니까 너의 판타지 소설은 친구를 위해 목숨 거는 친구들의 이야기로 끝맺어도 좋다고 스스로에게 용납했겠지. 그렇지 않으면 어떻게 네가 이니드를 안을 수 있었겠니. 그 끔찍한 'For 옹'을 말이야. 첨엔 유치해서 2배속으로 보다가 뒤에 가서도 계속 2배속으로 봤어. 결말이 궁금했거든. 그리고 라스트신에서 서로 포옹하는 이니드와 너를 보고는 살짝 눈물지었지. 부러워서 말이야.



교장 선생님과 같은 또래인 이 마법사의 시대는 가고 새로운 네버모어 아카데미의 시즌 2가 확정되었다니 다행이야.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할 테니까. 하지만 잊지는 말게나. 자네가 상대하는 괴물은 케케묵은 구습이고 수백 년, 수천 년, 수만 년을 거슬러 올라가는 진화의 역행이니까. 지혜는 선배들에게 있다고. 물론 직관도, 계시도.



우울한 마법사는 위성처럼 지구를 돌고 있을 테니 필요하면 언제든 문자 하렴. 제이비어가 선물로 준 그 휴대폰으로 말이야. 물론, 수요일! 수요일에 연락하는 게 좋아. 수요일엔 우울하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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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사도
휘리릭~







[위즈덤 레이스 + Movie100] 080. 웬즈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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