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기업 탐스슈즈와 착한SNS 스팀잇

in #kr7 years ago

#1
탐스슈즈.PNG

신발 한 켤레가 팔리면 제3세계의 어린이들에게 신발 한 켤레를 기부하던 탐스슈즈는 곧 파산할 기업처럼 보인다. 실제로 파산을 할지 안 할지는 내 관심사가 아니다. 선의라는 것이 기업활동에, 더 확장하면 자본주의에 어떤 유의미한 가치관이 될 수 있을지 생각한다. 나는 한 때 '행동경제학'에 심취했었다.

  • 행동경제학

내용: 전통 경제학이 가진 인간에 대한 가정을 확장시켜 돈이 반드시 중요한 것은 아니라는 점과 사람들이 실제로 내리는 결정이 언제나 비용효과적인 분석을 바탕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한다. 기존의 경제학은 인간의 행동을 규정하는 원칙과 가정을 정해놓고[ex.'경제인(homo economicus)'] 사고를 발전시켜나가지만 행동경제학은 실제 현장에서 사람들의 행동을 관찰하고 그들을 지배하는 의사결정 구조의 모델을 만든다.

함의: ‘인간은 반드시 합리적인 행동을 한다’는 가정을 버린 채 기존의 경제학이 설명할 수 없는 인간의 행동들을 이해하려는 학문이다. 모든 사람이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선택만을 하는 것 같지만 주위를 둘러보거나 심지어 내 자신을 자세히 살펴 보기만 해도 의외로 이해타산이 없이 내린 의사 결정의 숫자가 많다. 인간이 모든 상황에서 비용과 편익을 분석하여 행동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 기정사실이므로 이 것에 대한 이해와 설명을 하고자 하는 시도가 행동경제학이다.

충분치 않을지는 모르겠으나 내가 스팀잇에 기대를 넘어 집착하는 이유 중 하나가 위의 이론에 대한 믿음 때문이라면 조금은 설명이 될까?

대니얼 카너먼.PNG

행동경제학을 주창했던 대니얼 카너먼 교수. 확증 편향(confirmation bias)과 휴리스틱(heuristic), 손실 회피(Loss aversion) 등을 깊게 연구했다. 2002년 당시, 노벨경제학상 제정 이후 처음으로 경제학 이외의 학문(심리학)을 연구한 '대니얼 카너먼'교수가 경제학상을 수상했다.

스타트업 활동을 하던 나에게 행동경제학에 대한 관심은 '사회적 기업가'에 대한 꿈으로 연결되었다.

  • 사회적 기업가

내용: ‘사회의 공공 목적을 위해서 어떤 사업기법, 어떤 경영기법을 적용 할 수 있는가’에 관심을 가지고 ‘비영리 기구가 수익을 발생시키기 위해서 조직이 어떤 태도와 마인드를 가지고 무슨 활동을 하여야 하는지’ 고민하는 사람들이다. 사회의 거대한 문제들을 풀어나가기 위해 신선한 아이디어를 생각해 내고 그런 아이디어를 머릿속에서 끊임없이 돌려가며 다시 고민하여 실천 방법을 모색하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자신들이 세운 목적을 이룰 때까지 쉬지도 포기하지도 않고 끝없이 노력하는 사람들이다.

함의: 영리 추구가 주된 목적은 아니지만 사회 구성원에게 경제적 가치를 포함하여 그보다 큰 의미의 결과물을 준다. 그들은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지 않는다. 돈보다 더 값진 것을 사회 구성원들에게 나누어 주기 위해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낸다. 본인이 원하는 바가 이루어지면 사회 전체의 행복도가 오르게 되며 본인은 더욱 더 행복해 한다.

(내용과 함의로 단어의 뜻을 풀이하는 방식은 대학시절 은사님께 배운 것이고 내가 좋아하여 늘 저런 방식을 사용한다) 사회적 기업가의 함의를 읽다 보면 스팀잇의 몇 몇 구성원이 떠오르지 않는가? 현실에서 사회적 기업을 런칭하지 못 한 내가 스팀잇이라는 플랫폼 위에서 사회적 기업가의 꿈을 다시 품어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하는 이유가 그들의 모습 때문이다.

#2
탐스가 '착한 기업이어서' 망한 것은 아니다. 그보다 큰 문제는

12년 동안 히트모델이 하나 뿐이라든지, (맨 위의 사진 참고)
신상품을 만들어도 도긴개긴 이었다든지,
여전히 매출의 96%가 첫 번째 모델이라든지
그래서 모방제품이 수도 없이 나왔다든지
(네 사실은 한 가지 이유입니다.)

CEO가 기업가 자질이 부족했다는 점 이외에 '제품 자체의 혁신과 라인업 확보에 실패'한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파악된다. 그래서 착한기업 탐스슈즈는 파산위기에 몰렸다.

창업 후 10년동안 6천만 켤레가 넘게 신발을 기부한 탐스는
시각장애를 극복하는 것이 기회(특히 교육)의 평등을 실현하는 길이라고 여겨 안경 1개가 팔릴 때마다 빈곤국의 시각장애인 1명을 치료해 주던 탐스는 (Helen Keller International의 ChildSight 프로그램과 협력했기에 가능했음)
커피 한 잔이 팔릴 때 식수를 기부하고 가방이 하나 팔릴때마다 빈곤국 산모를 지원하던 탐스는

기업가들의 눈에 '부채를 잔뜩 지고 있는, CEO가 불명예스럽게 교체되고 해당 산업이 무너지면 지역 경제까지 함께 무너뜨리는 책임감 없는 기업'일 뿐이다. 왜 아니겠는가? 내가 사회적 기업을 포기하게 된 경위도 그와 같다. 현재 국내의 많은 사회적 기업은 정부 지원금'만' 가지고 운영된다. 지속가능성은커녕 사회적 기업이라는 이름에 걸맞는 책임의식조차 부족하다.(모두가 그렇지는 않다. 당장 '베어베터'만 해도 훌륭한 사회적 기업의 모델로 보인다) 하지만 대개 사회적 기업들이 현금을 융통하는 방법은 정부의 지원금이다. 나는 스스로 의미있는 수익을 내서 사회적 기업을 이어나가고 확장시킬 방법을 찾지 못 했고 포기했다. 그래서 탐스슈즈의 실패가 뼈아프다. 많은 사람이 '그럴 줄 알았다'고 하는 평가가 슬프다. 실제로 페이스북에서 내가 팔로우 하는 분이 탐스에 대해 하는 냉소적인 평가도 보았다. 선의는 자본주의(특히 기업활동)에서 '그렇고 그런 거짓말'이거나 '순진해 빠진 자기중심적 공상' 이상이 될 수 없는 것인가?

#3
나는 스팀잇을 좋아한다. 모든 스팀잇의 구성원을 좋아할 수는 없지만 대체로 이해한다. 어떤 방식으로 스팀잇을 하는지도 (특수 사례를 빼고) 문제 삼지 않는다. 무엇을 추구하는지도 상관없다. 모두들 스팀잇의 번영을 바란다는 점에서는 같다고 믿고 있으니까. 하지만 타인의 의도에 대해서 특히 선의로 보이는 것에 대해서(기만이 의심되는 행위말고 선의로 보이는 것들) 최대한 열린 마음으로 봐주시길 바란다. 말그대로 바라는 것 뿐이다. 그렇게 하시는 분을 좋게 보고 그렇게 하지 않는 분을 나쁘게 볼 마음이 없다. 그런 것을 파악할 방법도 없고.

나에게 스팀잇이 인생 첫 커뮤니티이기는 하지만 내가 아는 정보들을 취합해 봤을 때, 스팀잇은 대체재(사실 속마음으로는 대체재가 없다고 여기지만) 커뮤니티들에 비해서 색다른 면이 있다. (가상화폐와 시스템 측면은 내가 이해가 부족하니까 차치하고) 유저들이 이 공간에 가지는 기대와 호의 측면에서 그렇다. 스팀잇이 지금의 영혼(?)만 유지할 수 있다면 스팀잇 자체의 발전이 사회에도 좋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가령, 스팀의 가격이 많이 오르면 우리 모두 부자가 되서 여유가 생길테고 그 여유를 소외계층에게 조금씩 나누어줄 수 있는 멋진 방법들을 스티미언들의 집단지성으로 만들어 낼 것 이다.(내 마음대로 확신)
나처럼 평범하거나 조금 덜 착했던 사람도 이 안에서는 착한 사람 코스프레를 하게 되니 이 것이 스팀잇 안에서의 군중심리인 듯 한데 그래서 우리는 남들이 이상하게 볼 정도의 선한 짓(?)을 어떤 식으로든 하게 될 것 같다.

이 것이 요즘 내 행복회로이다. 여전히 돈이 궁하여 스팀파워조차 충전하지 못 하고 있지만..그래도 나는 꿈을 꾼다. 착한기업 탐스슈즈가 망해가도 좋은 사례를 남겼다고 자의적으로 평가하듯이, 착한SNS 스팀잇은 발전이 더디더라도 착해서 더 커질 수도 있지 않을까 상상한다. 착한 척 하려는 건 아니다. '이 안에서라면' 나도 착해질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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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의견을 요약해봅니다.
01
현 자본주의 시스템은 이윤추구, 즉, 돈을 어떻게하면 많이 벌까?에 무게 중심이 있습니다. 사실 경제라는 개념은 經濟에서 濟(건너다/가지런하게 하다)에 핵심이 있는데 현 자본주의는 이윤추구가 최우선이기 때문에 불균형의 문제가 발생하는 것입니다. 즉, 이윤의 극대화에 모든 역량이 발휘되는 것이지요. 그래서 가진자와 못가진자의 구분이 되어지고 이것이 저절로 드러나는 것이지요. 그래서 돈을 벌기위한 방법론적 측면에서 인간의 행동(정신적 측면)까지 고려하는 것이지요. 솔까 행동경제학을 읽어보지 않았지만(주식투자를 통해 이해했음), 가장 많이 적용되는 부분이 주식투자입니다. 그런데 주식투자도 결국은 돈 많이벌자에요. (이에대한 부의 나눔은 돈부터 벌고 볼 일이니까 나중문제라는 것이지요. 기업의 평가도 이윤획득 중심으로 이루어지죠. 주식투자에서 대차대조표, 손익계산서, 현금흐름표 모두가 바로 이를 나타내지요.)

02
그런데 경제의 원 의미대로라면 우선, 가치를 고르게 한다는 濟에 모든 초점을 주어야 한는 것인데 그에 대한 방법적 접근이 사회적 기업인 것 같습니다. 즉 이윤추구보다 가치추구이죠. 그러니 현재의 대세인 이윤추구의 필드안에서 사회적 기업의 가치추구는 살아남기가 힘든 것이지요. 돈을 계속 벌어서 성장하는 것을 최고의 가치로 두니까요.

03
사회 대중의 인식이 아직은 이윤추구에 길들여져 있고 물질적 풍요에 대한 환상에 너무나 젖어 있기때문에 갑작스런 변화는 어렵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스팀잇의 경우도 사실 가치의 소통이라고 표현은 하지만 참여자들은 대부분 어떻게 하면 쉽게 돈벌까? 즉 효율적 이윤추구에 관심이 많습니다. 그러니까 스팀가격이 떨어졌다고 비판적인 포스팅이 많이 나오는 거겠지요. 그러다보니 스팀헌트나 에어드랍, 테이스팀, 이러한 시도들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모든 유저들이 이쪽에 몰려드는 것이지요.

04
그렇지만 제가 긍정적으로 보는 것은 획득의 흐름에 있어서 꼼수가 없다는 것이지요. 즉 모두 까발린다는 것인것 같습니다. 사람들의 욕심, 탐욕을 없앤다는 것, 그리고 고르게 나눈다는 것은 사실 서로 동전의 양면(한몸/탐욕 vs 나눔)이기 때문에 한쪽을 없앤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적절한 제어만이 필요한 거겠지요. 그 방법중 하나가 모두다 까발리는 것입니다. 이게 바로 스팀잇 혹은 블록체인이 구연한? 최고의 가치인것 같습니다. 저는 앞으로 어떻게 흘러갈지 궁금합니다.

05
그런데 아이러니 합니다. 스팀잇을 만든 네드도 사실 돈벌기에 열나 치중한거 같아요. 가치나눔(소통)은 미끼인 것 같구요. (그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엄청난 스파의 임대가 모두 보팅봇에 쏠려있다면서요?) 그렇지만 모두가 어떻게 하는지 지켜볼수는 있지요. 그렇지만, 먼지같은 대중이 연대할 수 있다면, 즉, 대중의 의식이 이윤추구(돈벌기)에서 가치/미덕 중심으로 연대할 수 있다면 이건 뭐 아주 이상적이겠지요. 이게 바로 개인적으로 제가 스팀잇 혹은 블록체인에서 희망하는 소박한 기대입니다.

이런건 포스팅을 하셨어야죵😑 웁쓰

5번 공감합니다. 사실 이러나 저러나 스팀도 암호화폐고 네드도 돈벌라고 만든거죠. 한데 사용자들이 이것을 더 가치있게 만들 수도 있는 거고... 그걸 통해서 수명이 길어지고 스팀도 성장할 수 도 있다고 이상적으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암호화폐라서 일정한 투자 없이 글로 소비만 하는 건 불가능하니까 생각해볼 수 있는 게 많죠.
근데... 이거 포스팅을 하시는게 ㅎㅎㅎㅎ

나처럼 평범하거나 조금 덜 착했던 사람도 이 안에서는 착한 사람 코스프레를 하게 되니 이 것이 스팀잇 안에서의 군중심리인 듯 한데 그래서 우리는 남들이 이상하게 볼 정도의 선한 짓(?)을 어떤 식으로든 하게 될 것 같다.

이 부분이 흥미롭네요. 혹시나 그 이면에 선하지 않은 의도가 있다고 하더라도 감수할만하다고 생각합니다. 현실에서는 보여주기식의 선한(?)행동도 잘 하지 않으니까요.ㅎㅎ

네, 그래서 처음에는 위선과 비슷하게 시작했어도 나중에 끝은 창대하리라(?) 는 기대를 가지게 됩니다..하하 늘 말없이 보팅만 눌러 주시고..오늘은 말을 걸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누구나 인정하는 좋은(?) 일은 순수하게 선한 의도가 아닌 경제적인 이득만이 목적이라고 하더라도 그에 따르는 긍정적 외부효과가 기대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면 지켜보는 자세도 필요한 것 같습니다.ㅎㅎ

한번도 신어본적 없는 신발... 선의와 상관없이 자본주의 시스템에서 무참히 죽어가는군요. 한가지ㅡ디자인으로 겁없이 버티기 하기에는 패션업계가 너무 빠르게 변화하는데
말이죠. 가방 애호가로 Michael kors 경우같군요. 물론 그 브랜드가 선한 이미지는 없지만 발전없이 같은 것만 반복하고 있다는 점에서 비슷하군요. 스팀잇이 착하긴 한데 다 착한 사람 같진 않아요 ㅎㅎ

착한사람 코스프레... ㅎㅎ
'혼네'를 드러내기에는 걸린것이 있다? 가공된 친절에 대해서 안좋은 시각이 있기도 했었는데요. 결국은 가공을 해서 조금더 좋아보이는 것은 사실이지만, 원본도 좋았다. 라고 이해하기로 했습니다 ^^

행동경제학에서 많이 말하듯 인간의 경제적 합리성이라는 게, 보편적 합리성이 아니라 국지적 합리성이더군요. 그럼에도 그 국지적 합리성을 벗어나고자 하는 노력들이 보여서 감사합니다.

이 나라 평균수명의 절반은 겨우 넘게 살고 있지만,

그 전지전능하다는 神도 과연 합리적이고 이성적인지 의구심이 들 때가 많은데, 하물며 아담 스미스선생께서 쫌 오바했겠지 여깁니다. ...

그것이 스팀잇이라기 보다는, 블록체인이 대의민주주의를 종식시키길 개인적으로 바랍니다. 그러고 보니 내일이 또 선거네요.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선택^^ 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