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잇 공동체는 협력을 필요로 한다

in #kr7 years ago

ⓒkimthewriter





   스팀잇은 여타 서비스와는 다르다. 페북이나 인스타는 바깥 세상의 지인을 기반으로 네크워크가 형성되지만 이곳은 지인 영업이 많이 힘들다. 지인에게선 다단계로 끌어들이려는 악마의 속삭임으로 치부되고, 지인 소개를 고깝게 보는 시선도 이곳에 일부 존재하는 탓이다. (내가 그렇다. 그래서 난 혈혈단신으로 이곳에 입성한 분들을 먼저 챙긴다) 그래서 생판 모르는 사람들과 인연을 맺고 활동해야 한다. 그렇게 보면 취미를 공통분모로 모인 커뮤니티 사이트와 비슷하다. 다만 우리는 스팀잇이라는 서비스 자체를 공통분모로 한다는 데서 이들과 다르다.

   스팀잇에선 유저가 포스팅하는 공간을 블로그라고 부르지만, 그렇다고 이곳을 전통적인 블로그로 보기는 힘들다. 팔로우&팔로워 시스템 때문이다. 전통적인 블로그에도 이웃이나 구독자의 개념이 있긴 한데 팔로잉으로 형성된 커뮤니티만큼 강한 유대를 만들진 못한다. kr 커뮤니티의 유대는 실로 강력하다. 다른 취미 사이트에 비하면 한 줌에 불과한 인원수 때문일 수도 있고, 똑같이 핍박 받는 처지라서 그럴 수도 있다. 어쩌면 둘 다일지도. 그런 까닭에 이곳에선 뭔가 했다하면 한동네의 일이, 잔치가 된다. 바꿔 말하면 이 안에서 무슨 일을 하든 다른 사람의 협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단 얘기다.

   kr-art에서 연달아 벌어지는 이벤트 그림작가&글작가 콜라보 그리고 그에 대한 소울메이트 기자의 취재기 수태미 마을 속 예술마을 이야기를 보면 kr 커뮤니티 내 협력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극명하게 드러난다. 누군가 좋은 제안을 하면 (보통 이것은 공동체 전체에 이롭다) 그것을 리스팀하고 직접 참가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꼬리에 꼬리를 문 활동으로 이어진다. 최근 음악으로(+흑역사 공개로) 영역을 넓힌 케이지콘@cagecorn님과의 여러 콜라보 작업도 그런 활동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자발적으로 일어나는 이런 협력은 모두를 즐겁게 하고 또한 금전적으로도 이롭다.

   나 역시 구성원들에게 직접적으로 도움 받은 일이 있다. kr 커뮤니티에 들어오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나는 뉴비의 신분을 망각하고 kr-pen이라는 태그를 만들었다. (어쩌면 뉴비였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원래 kr-writing이라는 태그가 있었는데 이것은 정보성 글쓰기까지 망라한 상위 개념의 태그라 범위가 너무 넓었다. 주로 소설을 연재하며 때때로 에세이를 쓰려는 내 계획에 부합하는 태그는 kr-literature였는데 단어가 좀 길어서 그런지 쓰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kr-novel과 kr-essay는 더 하위 개념이라 내 글 전체를 묶어줄 태그가 하나 더 필요했다. 문학적인 글을 망라할 하나의 태그. 좀 더 단순하고 직관적인 태그. 그렇게 만들어진 게 kr-pen이다.

   처음 kr-pen을 활성화한다고 했을 때 글로인의 아들 김리@kmlee님은 내게 이렇게 말했다.

태그 활성화라는게 엄청 달성하기 어려운 과업입니다. 응원합니다.

   태그를 활성화한다는 개념을 아직도 정확히 모르겠는데 당시에 나는 두 가지 측면으로 이해하고 있었다. kr / kr-newbie처럼 스팀잇 내 태그 목록에 드러나는 것. 혹은 태그 검색시 대세글과 최신글, 인기글 목록을 뿌려주는 것. 잘 되면 전자, 안 되더라도 후자 정도는 되게 하려는 목적이었다. 결과는? 가끔 검색시 https://steemit.com/created/kr-pen 이런 주소를 띄워주지 않는다. 그날 kr-pen 태그를 단 글이 올라오지 않은 경우다. 그래도 이런 날은 드물다.

   초반에는 이런 문제도 있었다. kr-pen이 포함하는 글이 대체 무엇이냐는 것이다. 문학적인 글이라 하니 소설처럼 어려운 쪽으로 생각하는 분들이 많았다. 문학적인 글이란 게 원래 거창한 개념이 아닌데 한국 사회(정확하게는 문학계)가 그놈의 '문학'이라는 단어를 너무 거창하게 떠받든 탓인지 많은 분이 그 앞에 망설이는 게 보였다. 글을 올릴 때마다 꼬릿말을 조금씩 수정했다. 다시 말씀 드리자면 여러분이 평소에 쓰는 일기를 조금만 더 잘 쓰면 그게 문학이다. 평소보다 좀 더 힘을 줄 수도 있고 혹은 좀 더 힘을 뺄 수도 있다. (우티스@outis410님, 조선생님@tutorcho의 일기가 좋은 예다)

   결과적으로 kr-pen은 살아남았을 뿐더러 많은 분들이 애용하는 태그가 되었다. 일일이 거론하기도 어려울 만큼 많은 올드비들과 소울메이트@kyslmate님 같은 당시 유망주들이 적극 동참해 준 덕분이다. 모두의 협력이 없었다면 나 혼자 아무리 날고 기어도 안 됐을 일이다.

문학적 글(수필/소설/다큐멘터리 기록 등)에 해당하는 포스팅에 kr-pen 태그를 달아주시면 시간 날 때마다 찾아가겠습니다.
플랑크톤의 보팅과 댓글로 격려하겠습니다.

   kr-pen 태그 활성화를 천명했을 때 달았던 꼬릿말이다. 500스파를 샀을 때다. 지금은? 모닝@morning님의 5000 스파 임대로 10배 이상의 보팅이 가능해졌다. 실로 괄목할 만한 성과다. 스팀잇 공동체는 이렇게 돌아간다.

   물론 이곳은 유토피아가 아니다. 구성원 간의 반목과 싸움도 일어난다. 나 역시 벌써 서로 차단한 유저가 있다. 내 성격상 앞으로 이런 일은 또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진짜 두려운 건 그런 갈등이 없는 사회다. 그건 속에선 어딘가 썪어간다는 증거니까. (나는 텔레토비 동산을 보면 소름이 끼칠 때가 가끔 있다) 그런 분위기가 무서워서 혹은 끼리끼리 노는 것 같은 분위기가 마음에 안 들어서 아직 한 발 물러서 있는 뉴비분들이 계시면 더 늦기 전에 가까이 오시라 권하고 싶다. 스파가 없어서, 글을 잘 못써서- 그런 생각은 접어두시라. 연이어지는 이벤트들도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여러분의 참여가 곧 협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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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er Up! 댓글이 많은걸 보고 궁금해서 왔습니다!

  • from Clean STEEM activity supporter

그때 망각하신 게 신의 한수 였네요!
멋지십니다!

감사합니다! 이곳에 무서운 분들이 많다는 걸 모르던 때였죠😂

저는 아직 그 무서운 분들을 못 뵜어요.. 한 번 뵈야 할 것 같은데...ㅋㅋ
좋은 하루 보내세요~

안녕하세요

좋은글보고 갑니다^^

님말씀 처럼 강력하게 다들 밀어줘요^^

전 오늘 가입한 신입이 입니다 잘부탁드려요~~

반갑습니다. 스팀잇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

대단하십니다.
kr-pen을 좀 더 일찍 알았다면 오늘 제 게시물에도 kr-pen을 붙였을 것 같네요.
앞으로 활용해 보겠습니다 ㅎㅎ

태그가 다섯 개가 한계라 좀 아쉬울 때가 있죠. 종종 활용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

김작가님의 혜안에 박수를 보냅니다.^^ 뉴비 시절 적응하기도 어려웠을텐데요. 그때 kr-pen을 활성화하겠다, 태그를 달아달라!고 한 선언을 생생히 기억합니다. 그 선언엔 힘이 있었고, 그 후로 김작가님이 김반장이 되어 실천하시는 모습을 보고 적잖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덕분에 상상과 일상의 썰을 풀어내는 귀한 장이 마련되었습니다. 펜마을에서 자주 뵙는 분들이 어느덧 친근한 이웃이 되어 있었습니다.
펜을 달고 함께 앞으로, 앞으로~~ 나아가요.ㅎㅎ
앞으로도 까슬까슬한 김반장으로 수고 부탁해요!ㅋㅋ

쏠선생님이 적극적으로 힘을 보태주신 게 생각납니다. 물론 지금도 그렇구요. 덕분에 아트마을만큼 눈에 띄는 마을로 성장한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펜마을 가즈앗!

그 어려운일을 또 해내셨습니다!!!
저는 아직 필력이라고 말할것도 없는 실력이라 kr-pen 태그를 사용해 본적은 없습니다. 일기를 힘을 빼서 한번 쓸 수 있는 날 꼭 사용해보도록 할게요.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에빵님 오늘 올리신 글도 펜 태그를 달기에 충분합니다. 다만 태그 자리가 모자를 뿐...ㅠㅠ

처음 어느 분의 글을 읽다가 태그란에서 kr-pen을 발견했을 때 정말 가슴이 뛰더군요. 항상 응원할게요. 감사합니다!

펜이라는 단어에 가슴이 뛰셨다면 진정한 펜클럽 회원이십니다 :)

kr-pen 태그에 대해 @kimthewriter 님께 처음으로 여쭤봤을 때 생각이 나네요. 김리님의 댓글도 기억나요. 지금도 kr-pen 은 왠지 선망의 태그예요. 제가 꼈다가는 텔레토비 동산에 흙탕물 튀길까봐서.. ;ㅁ; 그래도 저는 kr-pen 을 짝사랑해요 엉엉

스프링필드님은 적극적으로 써 주셔야죠. 오늘 글은 태그 자리도 남던데... -_-+

kr-pen! 을 만든 분이 바로 님이셨군요.
저도 감사히 애용하고 있습니다.
스팀잇은 정말 특별한 것 같아요. ^^

안녕하세요, 마담플로르님. 애용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제가 시는 문외한이라 그간 댓글을 잘 못 남겼네요. 죄송합니다ㅠㅠ 앞으론 자주 뵙지요 :)

라이터님 덕분에 kr-pen 태그 잘 사용하고 있습니다. :)

말씀처럼 지금은 펜 태그가 어느정도 자리를 잡은 거 같아요. 제가 가서 보는 글들에도 펜 태그가 많이 보이고요. :D

고생하셨습니다. 그리고 감사드립니다. :)

저는 한 게 별로 없습니다. 꽃잎지던날님처럼 애용해 주신 분들이 다 같이 만들어낸 결과죠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