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 든 • 손

in #steemzzang10 days ago

겨울 나무들이 떨고 있다

추워서도 허탈해서도 아닌
봄마다 움트는 이파리가 대견해서
사람의 마음을 훔치는 꽃잎에 눈을 떼지 못해
보이지 않던 뿌리가 보이기 시작하면서

이파리를 주고
그렇게 자랑스럽던 꽃을 피운 건
흔들리는 가지가 아니라
땅속에 숨어있는 뿌리였다

한 번도 칭찬 받지 못하고
누구에게도 사랑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없는
뿌리가 해낸 일이었다

우리에게도 너무 쉽게 잊고 사는
뿌리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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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사랑/ 박노해

사랑하는 사람아
우리에게 겨울이 없다면
무엇으로 따뜻한 포옹이 가능하겠느냐
무엇으로 우리 서로 깊어질 수 있겠느냐

이 추운 떨림이 없다면
꽃은 무엇으로 피어나고
무슨 기운으로 향기를 낼 수 있겠느냐
나 언 눈 뜨고 그대를 기다릴 수 있겠느냐

눈보라 치는 겨울밤이 없다면
추워 떠는 자의 시린 마음을 무엇으로 헤아리고
내 언 몸을 녹이는 몇 평의 따뜻한 방을 고마워하고
자기를 벗어버린 희망 하나 커 나올 수 있겠느냐

아아 겨울이 온다
추운 겨울이 온다
떨리는 겨울 사랑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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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가 있었지요.
언제든 다시 피어나게 해 주는 힘.

뿌리가 있어 이 겨울을 살아냅니다.
나무들처럼...
그곳의 겨울도 아름답지요? 바다와 철새들과 어우러지면서,
늘 감사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