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학파 이론II] '부르주아 마르크스'라고 불린 뵘바베르크의 자본(Capital) 시간 선호(Time Preference)그리고 이자(Interest)
안녕하세요! @rothbardianism 입니다! 오늘 삼일절이라 쉴까 했는데, 사실 절반 이상을 어제 써놔서 오늘 그냥 다 쓰고 내일 새로운 이야기를 써보려 합니다.
오스트리아 학파 이론 I 을 안보고 오신 분들은 일단 보시고 이 글을 읽으시는게 더 효과적일 겁니다.
카를 맹거(Carl Menger) 선생님의 주관주의 가치론(Subjective Theory of Value)에 이어서 그 방법론을 자본과 시간에 적용한 오이겐 폰 뵘바베르크(Eugen von Bohm-Bawerk)에 대해서 알아보고, 뵘바베르크가 집대성한 시간 선호와 이에 따른 생산, 자본 그리고 이자에 대해서 알아볼까 합니다. 제가 왜 제목에 '부르주아 마르크스'라고 썻냐면, 어그로(?)도 어그로지만, 실제로 그의 애제자 중 한명인 조세프 슘페터(Joseph A. Schumpeter)가 뵘베바르크도 마르크스처럼 자본에 강조를 두었다는 점에서 그렇게 부르기도 했습니다(그 자본을 바라보는 관점은 마르크스의 그것과 정 반대의 것이었지만요).
뵘바베르크가 공부를 했던 시대의 배경도 잠깐 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당시 자본주의를 착취와 소외의 시스템이라고 비판하던 카를 마르크스(Karl Marx)에 의해 기존 경제학자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했을 뿐만 아니라, 마르크스주의는 자본주의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었습니다. 원래는 법학을 공부한 법학도였는데, 마르크스 주장을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 스승에 영향을 받아 경제학을 공부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카를 맹거(Carl Menger)의 <국민 경제학의 기본 원리>를 접하게 되어 크게 영향을 받게 됩니다.
자본(capital)
많은 분야가 있겠지마는, 아까 말씀드렸던 거 처럼 뵘바베르크가 가장 주목한 것은 바로 자본(Capital)에 대한 문제였어요. 당시에 자본에 대해서 제대로 설명해 줄 경제학자가 없었기 때문에 마르크스주의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어요.
자본재(Capital Goods)는 무엇일까요? 자본재는 공장, 기계, 도구, 장비 같은 것들인데. 우리는 이런 자본들을 왜 소유할까요? 이것들을 이용하여 우리는 우리가 소비하는 소비재(Consumer Goods)를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자본들의 가치는 이 자본들을 이용해서 생산할 소비재의 가치 또는 그 기대치에 따라서 결정이 됩니다.
어려우시죠? 쉽게 풀어서 예를 들어볼게요: 만약에 A씨가 물고기를 좀 더 효과적으로 잡기 위해서 그물망이란 자본을 만드는데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려 결심을 했는데, 때마침 A씨가 사는 도시의 사람들이 물고기 섭취를 줄이고 소고기 섭취를 늘렸다는 소식을 접한다면, A씨는 그물망의 가치를 그 소식을 접하기 이전보다 더 낮게 평가할 것이며, 그 그물망을 만드는데 그 전과 같이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지 않을 것입니다.
만약에 A씨가 그물망을 만들기 전에 그 소식을 접하지 못했다고 가정을 해봅시다. 그렇게 되면 A씨는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 그물망을 만들었을 것이고, A씨가 사는 도시의 시민들은 굳이 그물망을 이용해서 잡지 않아도 될 정도의 물고기만 소비한다면, A씨가 그물망을 만드는데 투자한 시간과 노력은 낭비가 된 것이죠. 이것이 그물망이라서 현실적으로 다가오지 않으실 수 있는데요. 이 그물망이 만약 수십억을 투자한 공장이나, 회사나, 기계였다고 생각해 봅시다. 어마어마한 손실이겠죠?
자, 여기에서 마르크스의 오류가 나옵니다. 마르크스는 자본재를 얻는 게 미래의 부를 보장해준다 했습니다. 마르크스는 자본들이 스스로 재생산하고 이윤을 만든다고 했지요. 그런데 A씨는 그물망을 만들어서 그물망이 스스로 재생산하고 이윤을 만들었나요? 절대 그렇지 않았죠. 이윤이라는 것은, 소비자의 '수요'가 있어서 실질적인 구매가 일어나야 생기는 것인데, 만약 A씨가 사는 도시의 사람들처럼 갑자기 제가 투자한 자본재가 생산하는 소비재에 대한 수요가 급격하게 줄어들면, 자본에 투자한 사람들은 막대한 손실을 입을 것입니다.
그래서 투자라는 것은, 소비재의 미래 가격에 관해 정확하게 추측을 했을 때에만 이윤이 남을 수 있는 것이고. 자본에 투자하여 이윤을 보는 사람들은 그 정확한 추측에 대한 보상을 받는 것입니다. 추가하자면 기업가들 자본가들은 자신의 사업이 망하거나 실패했을 때 적자가 나고 더 나아가 파산에 이르르지만, 그 밑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경우 잃는 것은 일자리 뿐이라는 것이죠. 우리가 암호화폐에 투자할 때도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High Risk High Return)이라고 하잖습니까? 같은 원리입니다. 뵘바베르크는 자본가들이 얻는 이윤은 정확한 추측과 위험부담에 대한 대가라고 주장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실상 자본가들의 성공 여부는 소비재를 실질적으로 소비하는 소비자들에게 달려있다는 것이죠.
사실 뵘바베르크의 이러한 자본이론은 마르크스의 자본론을 처음으로 정면 반박한 것이고. 이 반박은 너무 강력한 나머지 당시에 마르크스를 추종하는 사람들이 일자리를 갖기도 힘들었다는 속설이 있을 정도였습니다. 이정도면 마르크스 킬러라고 불러도 되겠습니다.
이자(Interest)
뵘바베르크는 이러한 자본이론 말고도, 이자율에 대해서 굉장히 흥미로운 설명을 내놓는데요. 뵘바베르크에 의하면 이자(interest)란 시간 선호(Time Preference)에 의한 결과입니다. 그렇다면 시간선호는 무엇일까요?
그림에서 보시는 것과 같이 시간 선호는 현재 재화를 미래 재화보다 더 소중하다고 여기는 것을 말합니다. 사실 저도 그러는데요. 만약에 갤럭시 S8이라는 재화가 있으면, 우리는 1개월 후보다 2주일 후에 갤럭시 S8을 원하고, 2주일 후보다 1주일 후, 내일보다 오늘 갖고 싶어합니다. 그래서 우린 인터넷으로 어떤 물건을 시키면 좀 더 배송을 빨리해주는 쇼핑몰을 이용하고, 어떤 사람들은 기꺼이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고 더 빠른 배송을 원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우리는 현재 재화를 미래 재화보다 소중히 여기고, 미래를 위해 현재를 포기하려면, 미래엔 프리미엄이 붙어야 되고 이것이 바로 이자(interest)라는 것이죠. 즉 우리는 시간을 귀중하게 여기면 당연히 현재 재화가 더 중요할 것이고, 그래서 그 귀중한 현재 재화를 미래 재화를 위해 포기하기 위해선 더 높은 이자가 형성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죠. 반대로 시간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다면 상대적으로 미래 재화 대비 현재 재화의 가치가 그렇게 크지 않으므로 비교적으로 낮은 이자가 형성되게 됩니다.
여기서 뵘바베르크의 자본과 이자에 대한 이론을 합쳐봅시다.
자, 봅시다. 우리가 시간을 비교적으로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다는 것은, 현재 재화도 중요하지만 비교적으로 시간이 든 후에 재화를 가져도 나쁘지 않다는 뜻이 됩니다. 그렇게 되면 현재 재화를 포기하고 미래 재화를 선택하는데 프리미엄이 그렇게 붙지 않아도 되고, 낮은 이자가 형성된다는 것인데요. 이걸 저축에 적용을 해봅시다. 우리가 어떠한 재화를 저축한다면 시간이 든 후에 재화를 가지겠다는 뜻이고, 이는 시간을 비교적으로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다는 뜻이 되고 이자가 줄어들게 됩니다.
자, 그렇게 되면 이자율이 하락해 기업인들이 비교적으로 그 돈을 빌려 투자를 하기가 쉬워지고 제가 위에 설명한 자본재(Capital Goods)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게 됩니다. 물론 저축을 하게되면 일시적으로 소비재(Consumer Goods)에 대한 수요가 줄겠지만, 소비재 수요가 줄은 대신에 자본재 수요가 상승하기 때문에, 자본재 수요가 소비재 수요를 상쇄한다는 것이 뵘바베르크의 주장입니다.
존 메이너드 케인즈가 주장한 '소비'위주의 경제는 뵘바베르크 입장에서 틀린 주장이 되는거죠. 뵘바베르크를 비롯한 오스트리아 학파는 '저축'이야말로 경제를 위하는 것이라고 합니다(사실 이것도 중앙은행이 인위적으로 이자율을 내리는 지금 시대에선 불가능한 일이지만요). 즉 오스트리아 학파에겐 '소비'란 호황의 원인이 아니라 결과인 것입니다.
뵘바베르크의 이자, 자본, 시간선호에 대한 이론은, 추후에 미제스(Mises)와 하이에크(Hayek)에게 계승되어 오스트리아 학파 경기변동이론(Austrian School Business Cycle Theory)를 집대성 하는데 많은 영향을 주게 됩니다. 그러므로 내일은 오스트리아 학파 경기변동 이론을 여러분들께 소개하고자 합니다. 많은 기대 해주세요!
그리고 이 글이 유익하거나 재밌다고 생각하셨다면 Upvote 잊지 마시구요! 질문이 있으시면 댓글로 달아주시고요! 오늘 휴일인데 즐겁게 보내세요!
라스바디언님!
오늘도 적절한 비유에 어려운 경제학적 원리를 쉽게 이해하였습니다.
한 가지 질문 부탁드려도 될까요?
해당 문단 위에서 낮아진 이자율로 자본재의 수요가 촉진된다고 하는데, 중앙은행의 저금리 정책도 동일한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닐까요?
안녕하세요 선생님. 네 그렇게 생각하실 수 있는데, 중앙은행의 인위적인 이자율 낮추기는 준비자금이 존재하지 않지요. 시장에서 저축이 늘어서 자금이 늘고, 이에 따라 이자율이 낮아져서 대출을 해주는 경우에는 사람들이 저축한 자금을 빌려주는 것이지만, 중앙은행의 인위적인 이자율 낮추기의 경우엔 저축에 따른 자연스러운 이자율 하락이 아닌, 저축이 없는 인위적인 하락이기 때문에, 그 돈을 뽑아내서 주게됩니다.
그렇게 되면, 은행들이 고객들에게 주택 담보 대출, 당좌대월 그리고 융자의 형태로 더 많은 화폐를 창조하게 되고. 인플레이션을 비롯한 시장에 인위적인 거품이 끼게되는 것이지요.
상세한 답변 감사드립니다^^
제가 단편적으로만 생각했군요! 경제든 다이어트든 역시 인위적인 것은 안 좋은 것 같습니다 ㅎㅎㅎ
아닙니다..ㅠㅠ 아,,, 저도 지금 인위적인 다이어트를 하고 있는 거 같은데...ㅠㅠ
그러면 나중에는 체중 증가를 비롯한 몸에 인위적인 지방이 끼게 되는 것이지요 ㅋㅋㅋㅋㅋㅋ
Upvoted ☝ Have a great day!
I don't think you did though.
채굴기의 가격 또한 기대수익이 한 몫 하겠군요. 자본을 이용해 위험을 극도로 줄이고, 이미 보장된 수익을 얻는다면 무언가 잘못된 것이라 할 수 있을까요?
무언가 잘못된 건 아니지만, 시장은 정말로 예측불가능 합니다. 시장은 어떤 공동체가 아니라 개개인들이 각자의 선호에 따라 움직이고 그것은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사실 보장된 수익이라는 것이 존재할지 의문입니다. 사실 그리고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이미 그 시장은 포화되어 완벽경쟁(Perfect Competition)상태일 것입니다. 딱히 이윤을 보기가 힘든 구조일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실 보장된 수익이라는 것이 시장에선 있을 수가 없습니다. 대호황장이던 비트코인과 암호화폐 시장이 박상기의 한마디로 반토막이 날 줄 몰랐던 거 처럼요. 시장이라는 것은 항상 위험도가 내제되어 있고, 그렇기 때문에 시장에 뛰어드는 사람은 어느정도의 위험부담을 안고 참여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시장에서 사람들이 발전하는 것이라고 생각도 들구요!
부의 집중이 심해지고 권력과 유착되어 자유경쟁 체제가 무너지지만 않는다면, 충분히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상세한 설명 정말 감사드려요^^
사실 부의 집중은 자본주의의 단점이라고 보셔도 아마 틀리지 않을 것입니다. 자본주의가 들어서면서 상위 계층과 하위 계층의 빈부격차는 늘어났습니다. 그런데, 전체적인 파이의 크기로 본다면 하위계층 상위계층 할 거 없이 다 커졌지요. 100년전에 자동차는 부유한 이들의 전유물이었지만, 지금은 명 당 한 대 이상씩은 가지고 있는 거 처럼요. ^^
결국 중앙은행이 현재와 같이 이자율을 멋대로 조절한다면 뵘바베르크의 주장은 실현조차 불가능한거네요.
자생적으로 이자율이 하락해서 Capital Goods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 그만큼 일자리 공급이 늘어날 것이고 수요와 공급의 원리에 의해 취준생, 고용인 대우(work life, salary, etc.) 도 더 좋아지겠네요. 그럼 자연스럽게 소비재 수요도 늘어날텐데 이X명이 좋아하는 경제 선 순환은 이렇게 해야하는게 아닐까요 ㅎㅎ
네 맞아요. 지금 상황에선 뵘바베르크의 이론은 무용지물 입니다. 사실 '실현'이라고 하기도 뭐한게 뵘바베르크는 무엇을 '하자'는게 아니라 '하지말자'라는 것이라..
저축을 많이하면 시간 선호가 약해졌다는 뜻이라 당연히 이자는 내려가게 될거에요. 그러면 기업가들은 너도나도 투자를 시작하게 될 것이고, 그러면 자본재의 수요는 상승하고 해당되는 분야에 일자리와 임금이 올라가죠. 그런데 동시에 예금을 한 사람들의 소비는 줄겁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저축을 택했으니까요. 그리고 그들은 투자가 완성될 때 쯤 저축한 돈으로 소비를 시작하겠죠. 그러면 투자한 기업가들이 만든 자본재로 생산하는 소비재에 대한 수요도 올라갈 것이고, 이게 경제의 선순환이라고 보는거죠.
보이지 않는 손이 여기서도 작동하는군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자주 보러 올게요
네 감사해요! ㅎ
그리고 다음 모임 참석할 수 있으시면 그때 봐요
궁금햇던 내용이었어요 ^^ 재미있게 읽고 갑니다!
아 그러셨군요! 맞팔합니다! 감사해요!
보팅 하고 갑니다.
네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글 잘 읽었습니다. ^^
뵘바베르크의 말처럼, 자본가들이 자본재를 사들이고 사업을 해도, 소비자가 제품을 사주지 않으면 망하겠지요. 그러나 오늘날 같이 자본가들 사이에서도 양극화가 극심해지면, 소비자가 지닌 선택의 폭이 좁아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런 상황에선 자본재의 확보가 부를 보장한다는 마르크스의 말을 배척할 수 없게 되는 것 같습니다.
네 물론이죠. 자본재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부를 얻을 확률이 더 높은 것은 사실입니다. 이는 항상 인지해야 하는 부분이지요. 소비자가 지닌 선택의 폭이 좁아지는 것에 대한 제 생각은 나중에 포스팅으로 답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