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의 사회학 - 누구나 이중인격자가 된다.
나는 두 가지 언어를 쓴다.
한국어와 영어.
프랑스어랑 중국어도 쓴다고 말하고 싶지만… 양심상 그렇게는 못하겠다. 더군다나 이 글의 요지는 bilingual 이니까...그래도 프랑스어 시험성적은 생각보다 좋다.ㅋㅋ DALF C1을 땄으니깐, 그래도 프랑스에서 살지 않은 사람치고는 어느 정도 읽고 이해는 한다. 말을 잘 못해서 문제지 ㅜㅜ 내가 파리에서 불어를 쓰면… 직원들이며 사람들의 인내심을 바닥낸다. 인자한 미소를 띄고 내가 더듬더듬 하는 말을 들은 후, 자기가 알아들은 말이 맞는지 다시한번 반복한다음, 다음부턴 영어로 얘기하자고한다...! ㅜㅜ 그러다보니 불어 스피킹실력이 늘리 만무하다. 중국어는 욕이랑 기초 문장들만 겨우 할 수 있다. 욕은 아주 잘 알아듣고 아주 잘 말할 수 있는 수준이다 ^_^ 어쨌든 이런 나도 몇 개국어를 쓰냐는 질문에 3개 국어를 할 수 있다고 대답한다. 한국어 1 + 영어 1 + 불어 0.5 + 중국어 0.5 더해서 총 3개 국어. ㅋㅋㅋ 그동안 불어랑 중국어 공부에 투자했던 시간이 아까우니, 이렇게라도 뽕을 뽑아야지. 아 그리고 이거 제가 3개국어 할 줄 안다고 자신있게 적은 당당한 자랑질입니다 :D
한국어와 영어를 쓸 때 내 목소리의 높낮이가 변한다는 것은 나도 인지하고 있었다.
나는 한국어로 말할때보다 영어로 말할 때 좀더 낮은 목소리로 말한다.
그런데 얼마전 출장간 곳에서 미팅이 끝나고 상대편 직원 (미국인 이란다. 약간 유럽식 액센트가 남아있긴 하지만. Originally 어디서 왔는지 물어보면 실례일듯하여 출신지는 묻지 않았다.) 이 나에게 신기한 듯이 물었다.
내가 영어로 말할 때와 한국어로 말할 때,
내 분위기와 태도 등이 전혀 다른 사람처럼 변한다는 것이다.
한국어로 말할때는 하이톤으로 나긋나긋하고 조용히 말하고,
영어로 말할때는 목소리가 매우 낮아지고 좀더 큰 목소리로 강한 톤으로 말한다고 한다.
비유를 들어서 설명하자면,
한국어로 말할 때는 영화/소설 "오만과 편견"에 나오는 제인 베넷처럼 행동하고,
영어로 말할 때는 힐러리 클린턴처럼 행동한단다.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너무 이상한 비유에 맨 처음엔 "뭐지?" 싶었다가 비유를 이해하고 나서는 빵 터졌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힐러리 클린턴이 아니라 미쉘 오바마라고 했으면 더 기분이 좋았겠지만... 어떤 의미로 힐러리 클린턴을 언급했는지 이해했으니 됐지, 뭐.
덧, 오만과 편견을 미처 읽지 못하신 분들을 위해 "제인 베넷" 에 대해 설명하자면, 제인은 굉장히 수줍음을 타는 성격이예요. 좋아하는 것도 좋아한다고 말 못하고, 싫은 것도 티도 못 내고... 그리고 결정적으로 매우 "예쁘다"고 묘사되어 있습니다 ^_^ 그래서 그 분이 절 제인베넷에 비유하셨을 때 사실 좀 좋았어요, ㅎㅎㅎㅎ
물론 그 직원은 한국어를 모르기 때문에,
내가 한국어로 말할때의 억양과 목소리 톤, 몸짓 등을 통해 유추했을거다.
그래서 난 그 말의 신뢰성이 낮다고 판단했다.
한국어를 모르는 사람의 말이니까.
그런데 그 말을 들은 우리 회사 분들이 급 공감을 하신다.
"맞네 맞아. 나도 OO님이 그런다고 느끼고 있었어!”
응....?
나는 다른 사람들도 느낄 정도로 내 성격이 확 달라진다는 게 신기했다. 그래서 학술지를 찾아봤다. 우리나라에서는 많이 연구되지는 않았지만 해외에서는 (특히 영미권) 활발하게 연구된 분야인 것 같다. 사용하는 언어가 따라 해당 언어 사용자의 성격이 달라지는 이유에 대해 오래전부터 논란이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아직까지 명확히 정립된 하나의 이론은 없지만, 내가 겪는(?) 증상을 설명하는 시도 중 하나가 Benjamin Lee Whorf 라는 언어학자의 가설이다.
Whorfian Hypothesis 라고도 불리우는 이 가설은 인간이 세계를 어떻게 이해하고 인지하는 지는 그 사람이 쓰는 언어의 영향을 받는다고 설명한다. 각 언어의 체계, 즉 문법은 우리가 생각을 형상화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언어에 얽매인 채 세계를 경험하고 이해한다고 말한다. 이러한 판단으로부터 벤자민 워프는 "언어결정론"을 주장했다. 즉, 인간의 인식이나 사고, 문화는 '언어' 라는 감옥에 갇혀있다고 생각한거다. 좀더 쉽게 서술하면, 각 언어는 그 자체로 생각을 형상화하는 틀/프레임이라는 주장이다. 그래서 사람은 자신의 모국어가 설정한 한계에 따라 세상을 바라보게 된다. 언어는 생각을 표현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그 생각 자체를 만들어내는 source 라는 것이다.
벤자민 워프의 이론에 감명받은 작가들 중 우리가 잘 아는 사람도 있다. 조지 오웰은 소설 <1984> 에서 "뉴스피크어"를 만들어서 "빅브라더"가 사유라는 단어를 없애고 생각이라는 단어로 통일을 하는 등 어휘를 줄여서 생각을 단순하게 만드는 현상을 묘사했다. 조지 오웰은 "뉴스피크어"를 유일한 언어로 사용하면서 성장한 사람은 equal이라는 단어가 한때 politically equal이라는 이차적 의미를 가졌다거나, free라는 단어가 한때 intellectually free라는 의미로 쓰였다는 사실을 알 턱이 없다고 생각했다. 즉, 조지 오웰은 어휘의 개수를 줄이고 언어를 조작/왜곡하면 인간의 생각하는 능력이 박탈된다고 생각한 것이다.
좀 너무 빙빙 돌아온 것 같지만.... 어쨌든 벤자민 워프의 가설에 따르면 각 언어는 인간의 사고능력을 결정하기에 내가 영어를 쓸때와 한국어를 쓸때 성격이며 인간성(?)이 달라지는 현상은 매우 당연한 것이다. 각 언어가 나에게 부여한 세상을 인지하는 방식과 미리 정해놓은 경계가 있기 때문에, 각각의 범주 안에서만 해당 언어 사용자는 행동할 수 있다. 영어와 한국어는 문법 체계도 다르고 주로 사용하는 단어도 다르기 때문에, 내가 다른 성격을 보이는 것도 무리가 아니라는 해석이다.
사실 나는 벤자민 워프의 '언어결정론' 에 동의하지 않는다. 만약 언어가 사용자의 세계를 규정하고 인지력을 제한한다면, 우리가 무지개를 보았을 때 "반드시" 7가지 색깔"만" 보여야 한다. 하지만 우리는 무지개의 7가지 색깔 사이의 미묘한 색깔도 보인다. 다만 그 색상을 묘사하지 않을 뿐. 또 다른 예를 들자면, 빛깔의 미묘한 차이를 나타나는 한국어의 신기할 정도로 많은 어휘가 있다. '빨갛다' 계통의 형용사만 해도 사전에 올라와 있는 단어가 예순개 가까이 된단다.
빨그스레하다, 빨그스름하다, 뻘겋다, 뻘그스레하다, 뻘그스름하다, 뻘그죽죽하다, 발갛다, 발그레하다, 발그무레하다, 발그스레하다, 발그스름하다, 벌겋다, 벌그레하다, 벌그스레하다, 벌그스름하다, 벌그죽죽하다, 새빨갛다, 시뻘겋다, 붉다, 불그데데하다, 불그레하다, 불그름하다, 불그무레하다, 불그스레하다, 불그스름하다, 불그죽죽하다, 불긋하다, 불긋불긋하다, 검붉다 등
그런데 이렇게 색감에 민감하고 예민한 언어를 사용하는 우리 한국인들의 색채감각이 과연 다른 나라 사람에 비해 섬세하고 발달되어 있을까? 예술계통에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우리나라 국적의 예술가의 수를 떠올려보면 그 답을 찾을 수 있겠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언어가 사고나 인격/성격에 일정 수준의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한다. 즉, 벤자민 워프의 가설을 "약한 수준" 에서 지지하는 것이다. 거창한 근거가 있는 건 아니다. 그저 나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동의일 뿐이다.
나는 한국어와 영어로 말할 때 뇌의 각기 다른 부분을 사용한다는 느낌을 받는다. 물론 실제로는 모두 뇌에서 언어를 담당하는 동일한 위치의 일부분을 사용하겠지만... 그냥 내 느낌이다. ㅋㅋ 내가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두 언어를 섞어서 사용하는 게 나에게는 매우매우매우 힘들기 때문이다. 한국어 발음이 교포처럼 이상해지거나, 아니면 영어 발음에 한국어 액센트가 섞인다. 그리고 머리가 혼동스러워지는 게 느껴진다.... 그 느낌을 표현하기가 매우 어렵지만, 뇌가 뒤죽박죽되고 어느 장단에 맞추어야할지 모르겠는 그런 느낌이다. "영어 레드썬!" 하면 영어사용자로 변신하고, "한국어 레드썬!" 하면 한국어 사용자로 변신하는 느낌이라면 공감하시려나..
그러다보니 다른 사람들이 봤을 때, 각각의 언어를 사용할 때 내 성격이 달라지는 건 어찌보면 당연할거다. 더군다나 영어는 verb 가 subject 바로 다음에 오기 때문에 내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좀더 명확하고도 빠르게 알릴 수 있는 반면, 한국어는 내가 말하고자 하는 verb 를 제일 뒤에 놓는다. 그러다보니 겸양을 떨면서 빙빙 돌려 말하는 습관이 생겼나보다. 그리고 내가 영어를 사용하는 환경을 생각해보면, 친구들하고 있을때나 일하면서 동등한 관계일 때 주로 사용한다. 그와 반대로 나는 집안에서 가족들과 있을때나 어른들과 있을 때 주로 한국어를 사용하니, 내 주위 환경에 따라 내가 사용하는 언어가 달라지고, 그에 맞추어 내가 선택하는 단어들도 "캐주얼한 단어" 에서 "예의바른 단어" 로 바뀐다.
모든 언어는 각기 다른 특징을 보인다. 각 언어가 가진 문화와 언어와 관련된 독특한 인지구조에 따라 사용자들은 상이한 가치와 행동/세계관/자아정체성의 레퍼토리를 갖을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벤자민 워프가 주장한 바와 같이 언어가 생각의 감옥이라고 말하고자 하는 게 아니라, 사용하는 언어에 따라 좀더 활성화/발달하는 영역이 있다고 말하고 싶다. 좀더 쉽게 설명하자면, 언어는 그 언어 특유의 '생각 방식', 또는 세상을 보는 방식의 중심/초점을 만든다고 생각한다.
영국 랭캐스터 대학교에서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중언어 사용자들에게는 두 개의 세계관이 공존한다고 한다.
연구진은 영어와 독일어에 모두 능통한 사람 30명을 대상으로 하여 한 가지 언어를 차단하는 ‘언어간섭’ 기법을 이용해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영어가 차단될 경우 실험 대상자들은 전형적인 독일어 사용자처럼 행동의 결과에 초점을 맞추었으며, 독일어가 차단될 경우 전형적인 영어 사용자처럼 행동 자체에 관심을 가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어는 행동을 시간에 귀속시키는 문법 도구를 갖고 있어서 사용자가 결말을 생략하고 행동을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있는 반면, 독일어에는 이런 문법도구가 없다 보니 사용자가 사건의 시작 및 경과, 결말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독일어와 영어를 모두 모국어처럼 사용하는 사람이 여행을 할 때 독일어를 사용할 경우 자신의 행선지(=행동의 결과)에 중점을 두는 반면, 영어를 사용할 경우에는 자신의 여행(=행동) 자체에 초점을 맞추는 모습을 보였다.
위의 연구사례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독일인과 영미권인을 따로 불러 연구하지 않고, bilingual 인 사람들을 대상으로 연구했다는 점이다. 각기 다른 문화와 언어 환경에서 자란 사람들이 세상을 보는 중심/초점이 다른건 이상한 일이 아니나, 동일한 사람이 사용하는 언어에 따라 세상을 보는 관점이 확연히 달라지는 건... 재미있지 않나? 나만 재밌나.... ㅠㅠ 어쨌든 해당 연구를 통해 언어가 사람이 세상을 인지하는 방식에 "일정 부분" 영향을 준다는 게 "미약하게나마" 보여진 것 같다. 그리고 나 스스로 느끼기에도 그러한 면이 없잖아 있기도 하고..
사실 이 에피소드를 이렇게 장황하게 쓸 생각이 없었는데, 김리 @kmlee 님이 쓰신 글을 읽고 "앗, 내가 얼마전에 겪었던 거랑 비슷한 내용의 글이네?!" 라고 생각하면서 글이 이렇게 길어졌다....... 원래는 에피소드만 적고 " 저 이런 일 있었어요! 웃기죠? ㅎㅎ" 이러려고 했는데, 재미삼아(?) 학술지를 찾아보면서 일이 커졌다. 날 지금껏 봐온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난 이렇게 심도깊고 철학적인 주제에 문외한이다 ㅠㅠ 심지어 내 전공분야를 벗어난 분야에 대한 지식은 전무하며, 상식도 없다. 따라서 그냥 재미로 읽어주시면 너무너무 좋겠다 :D 더불어 새로운 관점/시각은 언제나 웰컴 !
[Reference]
- Benjamin Whorf, Language, Thought, and Reality, MIT Press, 1956.
- Phillip Wolff and Kevin J. Holmes, Linguistic Relativity, Wiley Interdisciplinary Reviews : Cognitive Science, 2013.
- Athanasopoukos, Panos, et al., Two languages, two minds: Flexible cognitive processing driven by language of operation, Psychological Science, 2015.
한국과 미국에서 둘다 살아본 사람으로 정말 공감이 많이 가는 글이고 여러 생각을 들게 합니다 ㅎㅎ 하나씩 적어볼게요.
"언어 결정론"에 동의하는 편입니다. 예전에 어디서 읽은 얘기인데 아프리카의 어떤 나라에서는 (이름이 기억나지 않네요) 아이들이 무지개의 7가지 색깔을 다 보지 못한다고 하네요. 그 이유는 7가지 중 몇 개의 색은 자연에서 볼 일이 없기 때문에 그에 대한 단어가 없기 때문이랍니다. 참 신기하죠.
저도 한국어를 쓸 때와 영어를 쓸 때 목소리는 아니지만 성격이 조금 바뀌는 것 같습니다. 한국어를 쓸 때는 좀더 조심스럽고 정중하지만 영어를 쓸 때는 자신감이 넘치고 더 비꼬는 성향이 강해지는 것 같네요. 두 가지 이유인 것 같은데 말씀하신대로 (1) 문법적인 요인 때문에 뇌가 두 언어를 처리하는 방식이 약간 다른 것 같고, (2) 언어를 배운 방법에 따라 다른 것 같습니다. 한국어의 경우 부모님이나 학교를 통해 배웠지만 영어는 티비나 인터넷을 통해 배웠기 때문에 그럴수도 있겠네요.
두 문화를 비교하는 건 제가 좋아하는 토픽이기도 합니다. 영어는 기본적으로 직설적이고, 논리적이고, 또 sarcasm이 주가 되는 언어입니다. Sarcasm이라는 단어가 한국어로 뭔지도 모르겠지만 그런 개념이 한국에는 잘 없죠. 농담 같은 것도 sarcastic 하게 하면 사람들이 빈정상해할 겁니다 ㅎㅎ 그래서인지 회의를 할 때나 논쟁을 할 때는 영어로 하는 게 좀 더 깔끔하고 일이 빠르게 처리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요.
반대로 한국어는 굉장히 시적이고 감성적이라 생각됩니다. 같은 색깔을 설명하는 단어들만 해도 수십가지가 되죠. 제가 배워보지는 않았지만 왠지 스페인어나 이태리어의 경우도 이런 정서가 많이 묻어있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하지만 위에 말한 두 차이도 제가 영어로 감정적인 소통을 할 일이 별로 없어서일지도 모르겠네요. 심지어 영어로 뻘글을 써본적도 없고 연애를 해본적도 없으니...
좀 뜬금없긴 한데 만약 만화 좋아하시면 네이버 웹툰 중에 <세개의 시간>이라는 완결 웹툰 추천드립니다. 히나라는 대학생이 일본/한국 두 문화 사이에서 갈등하는 내용인데 어릴 때 유학을 온 사람으로 몰입이 잘 됐고 수긍되는 부분이 정말 많았어요. 제 인생 최대 웹툰이었습니다.
오..... 저도 사실 영어를 배운 환경을 생각할 일이 없었는데, 교육의 환경이 다르기 때문이기도 하고 스페인어든 프랑스어든 저의 주된 언어가 아니기 때문이겠지요 :) 그런데 현재 미네르바님이 현재 영미권에 사시기때문에 제 입장도 많이 이해하시고 영미권 입장이 저에게 그닥 큰 입장대변도 안된다는걸 아시겠지요.... 하아 아쉽습니다. 제가 sarcasm 을 좋아라하지만 저의 실제 삶에 적용하기 쉽지 않고, 저의 정서와는 일정부분 떨어져있으니.. ㅠㅠ 미네르바님이 추천하신 웹툰은 제가 언젠가 꼭 볼께요!
밝은색, 어두운색을 지칭하는 어휘만 가진 부족민들도 각각의 색을 구분하여 인지할 수 있습니다. 다 보지 못하는게 아니라 마땅한 표현이 없을 뿐이죠. 문화별로 색상을 구분하는 어휘의 수는 제각각이지만, 채도를 구분하는 능력에는 유의미한 차이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보지 못한다기 보다는 구별하지 않는다가 더 정확한 표현인 것 같네요. 예를 들어 미국사람들은 무지개를 7색깔이 아닌 6 색깔이라고 말하거든요. 남색과 파랑색의 차이을 굳이 구별하지 않는거죠.
마찬가지로 한국 사람들은 turquoies라는 색(밝은 청록색입니다)을 표현하는 단어가 없기 때문에 고려 청자를 보면 보통 "푸르다"고 표현하죠.
말씀하신대로 능력 자체에는 차이가 없습니다. 제가 그 부분은 잘못 표현했네요.
엇 지나가다가 흥미로워서 댓글을 달아요,
Sarcasm이 한국에 없진 않은 것 같아요.
저도 미국에서 태어나 자라고 한국에서도 살아본 경험으로는 가끔 한국문화에 더 비꼬거나 냉소적인 뉘앙스가 더 많이 느껴질 때도 있어요... ! 그건 문화가 아니라 주변사람의 차이일 수도 있을 것 같네요!!
흥미롭네요 ㅎㅎ 요즘 세대는 좀더 익숙할수도 있지만 저희 부모님 세대 기준으로 생각해서 그런 결론을 내린 걸 수도 있습니다.
한국말은 몰라도 영어는 영어를 배울 때 누구한테 주로 배웠는가? 도 관련이 있는 것 같아요. 알고보면 @mylifeinseoul님은 힐러리 클린턴의 스피치 영상을 자주 보셨다던가...
가끔 남자분들 중에, 주로 여자 선생님한테 배워서 외국인이 느끼기엔 여자처럼 얘기한다는 사람들도 있더라구요 ㅠㅠ
저는 영어를 쓸 때 한국어 보단 하이톤인데, 아무래도 외국 친구들이 좀 더 감정을 오버(?)해서 드러내서 그런 것 같아요. 그리고 현재 문제는 귀찮아서(+비싼 교통비로) 잘 안 나갔더니 한국어와 영어가 함께 퇴화 중입니다. ㅠㅠ 심지어 남편한테 "오빠 그거좀 저기로 갖다줘." 라고 한다는...
그 와중에 아랍어를 배워볼까 하고 있었는데, @mylifeinseoul님의 3개(?) 국어를 보니 마음이 더 끌리네요. +_ +
제가 영어를 누구한테 배웠는지..... 기억이 나질 않아요 ㅠㅠ 어릴때 외국서 살아서 그냥 친구들이랑 놀면서 배우지 않았을까요? 그런데 재밌는건, 제가 완전 즐거운 상태에서 친구들이랑 술마시면서 놀때는 캘리포니아 액센트를 쓴다는 점이예요 ㅋㅋㅋㅋ 평소에는 동부 액센트인데 ㅋㅋ 아마도 어릴때 저랑 친하게 지내던 여자애들 중에서 캘리애들이 몇 있어서 그런가봐요 ㅎㅎ
그리고 힐러리 비유를 한건 제가 영어를 쓸땐 좀 강하게 (또는 약간 aggressively) 말하는 경향이 있어서 그럴수도 있어요. 제 생각을 센 어조로 주장하는 면이 있거든요. 똑같은 내용을 한국어로 말할때는 부드럽게 말하는데 말이죠. 그런데 댓글 쓰면서 써니님 말을 다시금 생각해보니.. 제가 어릴때 다녔던 학교들에서 항상 내 주장을 확실한 어조로 표현하도록 가르쳤던 기억이 있어요. (그래서 오히려 대학교때는 부드럽게 표현하라는 피드백을 받았네요.) 써니님 말처럼 제가 배웠던 방식의 영향을 받았나봅니다 :)
써니님, 아랍어가 우리나라서 희귀어여서 배우고 돌아오시면 몸값이 어마어마 하실거예요! 틈틈이 배워보시는게 어떨까요?+_+
앗 어릴 때 외국에 사셨다니 완전 부러워요!!! 저는 액센트 구분 못해요. 저는 정말 어디 액센트고 발음이고 모를 뒤섞인 영어를 ㅋ
아랍어가 희귀하긴 한데, 제가 설 자리가 있을지 ㅎㅎ 여튼 6월 부터는 시작해보려구요 :)
제가 그런쪽으로는 귀가 뚫렸나봐요 ㅎㅎ 어디 액센트인지 기가 막히게 알아맞추니 :) 그나저나 정말 아랍어는 꼭 배워보세요 ! :D
Two Languages, Two Minds 이 논문인가보군요. 제가 레퍼런스를 찾는게 습관이 되어 있어서 (...)
학술지를 찾아보면서 저도...
(이런 아재개그가...)
그나저나 아래 부분에 대해서는,
시간 되시면 Language and task switching in the bilingual brain: Bilinguals are staying, not switching, experts 이 논문 한번 읽어보세요. 언어 전환에 대한 억제 메커니즘이 좀 더 강한 느낌입니다. (초록만 읽어보셔도 됩니다.)
그리고, 한국어와 영어 발음에 있어서는, 영어를 말할 때가 상대적으로 좀 더 입 안쪽 깊숙한 부분을 사용해서 톤이 굵어진다고 들었습니다.
@홍보해
@qrwerq 님의 글을 읽으니 제가 레퍼런스를 미처 달지 못했단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ㅜㅜ 마치 숙제 데드라인에 맞추지 못해 급급했던 저의 지난날을 되돌아보게되네요 :)
그건 그렇고, two minds two languages 맞아요! 역쒸 ㅎㅎㅎ 출처를 적겠습니다! 그리고 링크로 알려주신 language and task switching 관련 논문 또한 저를 비롯해 많은 분들에게 큰 깨달음을 줄 지식의 보고라 생각합니다 :D
레퍼런스를 찾고 달아두는 것은 사실 제 직업병(?) 같은 것이라서, 굳이 부담가지시지 않으셔도 됩니다. 제가 괜히 부담을 드린 것 같네요 ㅠㅠ 재미있을만한 정보가 있으면 저는 한번 찾아보는 편이라서요- (저만 그럴지도 모릅니다;;;)
bilingual 관련 논문들이 아주 많은 편은 아닌데, 찾아보니 흥미롭네요. 저에게 영어는 primary가 아닌, 정말로 English as a Second Language 느낌이라, 상상이 잘 되지는 않아서, 소중한 경험 나누어주심에 감사드립니다.
@qrwerq님 ㅋㅋㅋㅋㅋ 아재개그에 터졌어요!!
어! 이거 궁금해요! 나는 각기 어떤 느낌의 톤으로 말하는지 누군가에게 물어봐야겠어요! 그나저나 저는 말라잎님 힐러리 버전, 제인 버전 다 듣고 싶어요! :-)
제가 스팀잇에서 활동하면서 만나고싶은 분들이 있는데..... 그중 한 분이 라운디님이예요! 저 직접 만나고 확인하세요 ㅎㅎㅎㅎ
ㅎㅎㅎㅎㅎ 힐러리에서 빵터졌어요 - 아 너무 재밌게 읽었습니다
저도 영어 / 한국어 캐릭터 차이가 있습니다.
그리고 언어와 문화마다 다른
바디랭귀지도 큰 부분을 차지 하는것 같아요 -
한국말 할때는 그렇지 않은데
영어로는 말 할때는 제스쳐가 커지면서
의견을 좀 더 강하게 어필하거나 의사표현이 더욱
정확해지는것 같아요 -
힐러리... 다른사람은 몰라도 민트빌라님은 공감하시리라 생각했어요 ㅎㅎㅎㅎ 저 또한 영어로 말할때는 바디랭귀지도 커지고 의견도 좀더 강하게 어필하기 때문에요 :) 진짜 힐러리는 너무 웃기지 않아요? ㅋㅋㅋㅋㅋㅋ
저도 영어에 능숙한 편은 아니지만, 외국에 1여년정도 살았을 때 어느 순간 생각자체를 영어로 하게 되더라구요. 한국말 쓸 때랑 진짜 다른 뇌를 쓰는 듯한 느낌을 받았답니다.
저는 영어를 쓰면 12살짜리 미국 소녀 같다고 하더라구요..
영어를 쓰다보면 다른 언어를 주 언어로 생각하게 되더라구요 :) 정말 다른 뇌 구조를 쓰는 느낌을 받게 되지요?! 저는 한창 하이 되었을때는 20살 서부권 미국소녀 같다는 평가도 받았어요 ㅎㅎㅎ
맞아여 좀 더 앞쪽 뇌를 쓰는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들어요:D
서부권 미국소녀는 대체 어떻게 말하는 거죠 ㅋㅋㅋ
글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글 잘쓰는 분들 너무 부럽. 저 역시 영어와 한국어를 사용중(뉴욕 거주중입니다.)인데 못난 발음을 숨기고자 영어는 중저음으로 묵직하게 하고 있습죠.
어..... 저 글 못쓰는데 ㅠㅠ 좀더 좋은 예를 보셨으면 좋았을텐데 ㅜㅜ @aaronhong 님 또는 @menerva 님이 뉴욕에 현재 거주하고 계십니다 :) 저는 현재 한국으로 왔으니, 두분께 연락을 하시면 좀더 친근히(?) 연을 맺으시리라 생각합니다 :D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와 친근한 관계를 맺기를 원하신다면 그도 저는 감사히 생각합니다 ㅎㅎ
저도 마침 이 주제에 대해 생각했는데, 재밌는 우연.
우와아!!!! 이런 기막힌 우연이!! 아마 님이 지구촌 여러곳을 방문하시기에 저와 같은 사람을 만났기에 그러하지 않을까요 ? ㅎㅎ
ㅎㅎㅎㅎ 그랬나 보옵니다.
음 저는 회사에서는 조용조용하게
남편에게는 세게 말하고 있어요 ㅋㅋ
언어가 아니라 혹시 듣는 대상에 따라 말투가 달라지는 현상에 대한 이론은 없을까여 ㅎㅎ
농담이구 글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저도 저의 예쁘고 공손한 목소리는 모르는 사람과 시어머니만 들을 수 있는 것 같아요.....
ㅋㅋㅋㅋㅋㅋ 시어머니가 키뽀인트겠네요 :)
아, 그래서 제가 그 웃음소리를 들을 수 있었군요. ㅎㅎㅎ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음소거를 했어야..
이거... 정말 죄송합니다. 실례를 무릎쓰고 제가 기분전환하고 싶을 때 "스티밋↗ "아직도 듣고 있습니다. ㅠㅠ
그리고 @gold2020 님이 몇 주 전에 피곤하고 힘들고 기운이 없으시길래... 한번 들으면 기운 나실 것이라고 추천해드렸는데 기운이 솟는다고 엄청 만족해하셨습니다.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이.. 럴수가...
^.~ 별다른 말씀 없으신 것으로 보아 계속 잘 활용(?)하겠습니다. ㅎㅎㅎ
많은 사람들에게 기쁨과 에너지를 주는 목소리~ㅎㅎㅎ
저 또한 듣는 상대에 따른 말투의 변화를 재미있게 보고있어요 :) 남편에게 세게 말하는건 우리 모두 그러하지 않을까요 ? ㅎㅎ 비록 전 아직 결혼하지 못했어도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