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회 이달의 작가상 심사평

in zzan3 years ago

최우수

@chan1-기타둥둥교
한 때 젊은이들의 마음을 출렁이게 했던 강변가요제, 이제는 책갈피에 간직했던 흑백사진처럼 남았다. 그 자리에서 그날의 환호성을 소환한다. 흥겨운 노래를 다시 부르고 싶어하는 마음이 있다. 조형물로 서있는 기타에서 그 노래를 다시 불러본다. 기타 둥둥교 위에서...

우수

@hansangyou-겨울비
겨울비가 주는 스산함을 쓸쓸함으로 이어지고, 결국 억누른 슬픔들을 빵반죽처럼 부풀린다. 빗물 한 방울이 켜켜이 얼은 너테의 갈피를 찾아 낱낱이 펼쳐 발효한 슬픔들을 찾아 눈앞에 들이미는 잔인함도 보인다. 그 잔인함이 꽃이 되는 날 봄이 온다.
@swan1- 새벽 손님
시인에게 바다는 피안의 세계였을지 모른다. 그런 마음에 돌멩이 하나 떨어진다. 물고리는 점점 자라고 마침내 식탁에서도 바다를 찾는다. 마음에 병이 깊기전 바다를 만나야 할 것 같다.

장려

@wuwurrll-선물
사랑의 마음으로 전해 준 선물, 내 몸에서 겉돈다. 왜 그럴까?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의 사랑이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있지 않다는 얘기다. 즉 각도가 크지 않아도 어긋나고 있음을 느낀다. 아직 가지가 연할 때 분재를 가꾸듯 다시 철사를 감아주는 것도 좋겠다.
@jamislee-숭어회
여기서 질량불변의 법칙을 말한다면 너무 삭막하다고 할 것 같다. 그러나 숭어는 숭어다. 비록 형체는 없어지고 살점이 낱낱이 잘려 접시에 누워도 파도를 헤치던 그날의 숭어는 그대로다.
@dodoim-바람 빠진 공
공에 바람이 빠지면 공이 아니다. 더 이상 공의 역할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보이지 않는 바람이 비로소 존재감을 확인하는 시간이다. 대통령도 국민을 편안하게 해 줄 때 존경은 물론 존재감이 상승한다. 바람이 빠져 굴러가지 못하는 공은 버려진다. 대통령도 그렇다.
@kiwifi- 만개꽃
시인은 승리가 가진 속성을 정면에서 바라본다. ‘승리는 그에게만 달콤한 열매’ 어떠한 경우에도 패자를 위한 지분은 없다. 아무리 아름다운 꽃도 자체로 열매가 될 수는 없다. 순교의 잔을 마실 때 새 생명이 주어진다.
@ygs- 2월의 비
눈썹달도 지워지고 모든 것이 멈추고 있는 시간, 오직 하나 봄비만 뿌리로 내려가고 있다. 얼마나 은혜로운 움직임인가! 때이른 봄비가 잠든 생명을 깨우고 마침내 약동의 몸짓으로 이어진다.
@cjsdns- 토역질
살면서 우리가 감사해야 할 일이 많지만 그 중에 입이 있는 반대편에 항문이 있음을 그 무엇보다 감사해야 한다. 언제나 높은 자리에서 좋은 것을 취하고 잘난 소리를 하는 입이 있으나 가끔 더러운 것은 내보내야 하는 은밀한 곳도 필요하다. 그런데 어쩌다 역할이 바뀌는 경우도 있으니 주의 하고 또 주의할 일이다.
@steemzzang- 봄
봄은 따뜻한 날씨에서 오는 게 아니다. 그리움을 간직한 따뜻한 마음에서 온다. 따뜻한 마음이 언 땅을 녹이고 마른 나무에 눈을 틔우고 꽃을 피운다. 마음이 따뜻한 사람은 사계절이 봄이다.
@steemzzang- 봄
잘못 쓰인 글씨를 지우듯 잘못 된 일을 지울 수 있다면 세상살이는 한결 수월할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그 오류들이 있어 오늘에 내가 있고 미래를 설계할 수 있음을 부정할 수 없다. 걸림돌이라고 생각했던 돌이 쓰기에 따라 디딤돌이 될 수 있다. 지난 날 지우고 싶었던 오류들도 충분히 디딤돌이 될 수 있다.
@fj1-봄비
봄이 겨울잠을 깨우고 있다. 냇물도 하품을 하며 눈을 뜨고 버들강아지도 눈을 비비는데 보나마다 방긋 웃으며 눈을 뜰 것이다. 실컷 자고 엄마 얼굴을 본 아기처럼 웃는 얼굴이 떠오른다. 그런데 소소리바람만 울고 있다. 바람에게도 헤어지는 건 슬픈이라 그런 것 같다.
@bluengel- 다포기하지마
포기하지 말라고 하면서 결국 주저앉는 역설은 다시 일어나기 위한 다짐이라고, 더 멀리 뛰기위한 웅크림이라고 한다면, 그렇게 인정한다면 어려움을 극복할 에너지를 얻을 것이다. 가끔 절망에서 벗어나기 위한 셀프 매직이 필요하다.
@wjs- 스팀 탄생 2144일
투더 문, 참 오랫동안 들어온 말이다. 그래서 영어가 아닌 우리말처럼 되었다. 그러나 그것도 한 번에 훌쩍이 아닌 으쌰 으쌰가 필요하다. 혼자 으쌰가 아닌 다 함께 으쌰 으쌰
@dorian-lee- 월화수목금토일
그날이 그날인 특별할 것도 바랄 것도 없는 나날, 그러나 진흙속에서 연꽃이 피듯 마지막에는 희망을 발견한다. ‘내게도 좋은 날이 온데이’ 목숨 붙어 있는 한 끝까지 붙들고 있어야 할 끈이다.
@bbn1-들통났네
뽀록, 무언가 숨기고 싶은 일을 들켰음을 나타내는 일종의 비속어로 어원은 일본어라고 한다. 무엇을 숨기고 싶었을지 깊이 생각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 바로 남들이 알아서는 안 되는 즉 옳지 못한 일이다. 바로 뽀록 났다는 말이다. 남이 알아서 안 되는 일은 비밀이 지켜진다고 해도 해서는 안 되는 일이다.
@jy2- 봄
올 봄은 무슨 이유로 그렇게 게으름을 부리는지 모르겠다. 겨울이 이름가진 날을 하나도 빼지 않고 다 찾는데 지쳤는지 봄이 게을러졌다. 그래도 겨울이 이미 힘을 잃었는데 다음에 오는 우수에는 봄이겠지 기다리는 시인의 기대는 어긋났다. 경칩에도 추웠다.
@wwd-개념의 수난시대
여기서도 개념 없는 사람이 등장하고 있다. 이미 개념은 우리 곁은 떠났다. 우리가 개념을 잃었다기 보다 개념이 우리를 등졌다고 하는 말이 옳을 것이다. 서로가 상태를 헐뜯고 있으니 언제쯤이면 개념을 다시 우리를 믿고 돌아올지 판단이 서지 않는다.
@kk7-박주가리
봄이 오는 길목, 햇별아래 하얀 수염이 달린 작은 씨앗을 본다. 한 올 한 올 수염을 흔들며 날아가는 박주가리 씨앗을 볼 수 있다. 봄날엔 바람이 많이 분다. 박주가리 홀씨들의 비행을 위해서...
@anfcjfja- 인생
안타깝게도 인생에 정답이란 없다고 한다. 물처럼 살겠다 한들 물이 될 리 있고, 돌처럼 살겠다고 다짐한들 돌이 되지 않는다. 그저 매 순간 최선을 다하면 그 자체로 훌륭하다.
@tb420292- 다들 놀램
다들 놀램, 제목부터 장난기가 어린다. 물고기 놀랜다고 써붙인 경고문이 물고기 없다고 지워지지 않는다. 물고기는 다시 채워지고 그러면 다들 즐거움으로 변할테니 그 정도쯤은 양보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동시

최우수

@epitt925- 구름
역시 동시는 이렇게 맛깔나고 공감가게 써야한다 라고 말하고 있다. 각 연이 그림엽서 한 장씩 이어놓은 느낌이다. 두 동생들을 사랑하는 마음과 그림을 그리는 엄마 선물과 아빠와 함께 놀고 싶은 마음이 드러나고 있다. 시를 읽으며 봄날에 눈을 기다리게 된다.
우수
@vv2- 내 이름
사랑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이름이 많다. 유치원 친구들, 할아버지, 할머니, 엄마 아빠 모두가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들이다. 사랑으로 크는 아이는 다른 사람에게 사랑을 나누며 산다. 사랑만이 우리를 구원한다.
장려
@mich0405-우리동네 과일가게
동네에 있는 조그만 과일가게가 과일왕국 같다는 상상을 하게 된다. 왕도 있고 체크무늬 신사도 있고 털털이 아저씨도 있고 귀염둥이 귤도 있고 방울토마토도 있고 사과도 있고 포도도 있다. 빠진 과일들 다 모여라~~~ 하고 외치고 싶다.

수필

최우수

@tiamo1- 아줌마의 승리
다 늦어서 알았다. 아줌마란 어떤 상황에서도 주저앉지 않은 세상에서 가장 강한 대한민국 여성들의 대명사다. 가난한 집에서 입 하나 덜겠다고 민며느리고 살아야 했고, 오빠나 동생들의 학비를 벌기 위해 공장으로 갔고 가난한 시집에 주렁주렁 달린 시동생들을 공부시키고 시집장가 보낸 다음 내 자식 뒷바라지에 온 몸을 바친 사람들이다. 제주도쯤 놀러가서 한 일주일 더 보낸다고 큰일 날 것 없다. 그것도 한 가정을 구하는 일이라면 박수받아 마땅하다. 대한민국의 휴전선을 지키는 군대가 있다면 가정을 지키는 어머니가 있다.

우수

@ab7b13- 겨울나기2
코로나로 겪어야 하는 피해는 한 두가지가 아니다. 그 피해는 장소 불문 시간 불문이다. 애 어른도 몰라본다. 결국 피트니스센터도 문을 닫기에 이르렀다. 꾸준히 운동을 하던 사람이 갑자기 중단하게 되면 건강에도 이상반응이 오고 심리적으로도 안정기조를 유지하기 어려워진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 청계천이 좋은 성과를 가져다 주기를기대한다.
@eli0514- 왕(王)
어느 날 이스라엘 민족이 신에게 왕을 요구했다. 한 대선 후보가 손바닥에 왕(王)자를 새겼다. 스스로 왕이 되고 싶은 마음이었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조롱했다. 지워지지 않는다고 했다. 지우고 싶지 않았다고 하는 게 옳았을 것이다. 정조의 후궁 성덕임이 왕위에 오른 정조가 마음이 편치 않음을 지적한다. 겉으로는 조롱하면서 뒤로는 따라하는 세태에게 해 줄 말이 있다. 권력은 가장 화려한 수의(囚衣)라고, 우리가 잊어서는 안 될 말이다.

해외

최우수

@penyaircyber- 흐린 날에, Di Saat Mendung
단순하게 보이는 문장안에 철학이 담겨있다. 흐린날이라고 반드시 비가 오지는 않는다. 지금 현재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어도 반드시 절망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 희망을 갖고 있는 사람은 구름 뒤에 빛나는 태양이 만나게 된다.

우수

@ewiek- 내 진정한 사랑, Pujaan Sejati Ku
사랑은 희망이며 아름다움이다. 사랑은 모든 것을 이루는 용기가 된다. 어떠한 어려움도 이겨내며 슬픔을 없애준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무엇이든 할 수 있다. 사랑은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한다. 진정한 사랑을 축복한다.
@whola-당신의 갈망을 멀리, Bawalah Rindumu Pergi
안개 자욱한 밤, 이슬비가 내리고 우리의 사랑은 위기를 맞고 있다. 서로를 사랑하며 죽음이 두 사람을 갈라놓을 때까지 함께 할 것만 같았던 사랑은 찬바람이 분다. 그러나 떠나는 사람을 향해 사랑을 기억해 주기를, 사랑의 아픔 또한 아직 사랑이다.

장려

@ernaerningsih-나의 태양,Matahari Ku
사랑은 변치 않는다. 태양처럼 언제나 그 자리에서 빛나고 있다. 그러나 태양이 보이지 않는 날이 오더라도 태양은 내 마음 안에서 타오르고 있다. 오랜 세월이 흘러도 사랑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gelbun-차이의 희망, Harapan Dalam Perbedaan
생명을 지닌 모든 것들은 상처를 지니고 있다. 크고 작은 상처를 통해 고통을 받기도 하지만 고통을 사람을 단련시킨다. 그리고 성장하게 한다. 고통에 무너지지 않을 때 희망은 한 걸음 다가온다.
@hhusaini-나의 무수한 침묵,Diam Ku Yang Tak Terkira
시인은 침묵이 천 마디의 말보다 강하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침묵은 절망을 입안에 가둘 수 있다. 그리고 희망을 향해 나아갈 힘을 얻는다. 언젠가는 목표를 이루고 성공할 수 있다. 그 날까지 소중한 뜻은 침묵으로 굳건하게 지켜야한다.
@fery-목적지, TITIK TUJU
사람의 노력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없다. 서둘러서 되는 일도 없다. 오직 때를 알고 이루시는 분은 신게서만 가능하다. 사람은 오직 노력할 뿐이다. 이런 신앙 고백이 믿음의 깊이를 느끼 게 한다.

수필

우수

@budiadari- 기도의 선물, Bait kala pandemi
전염병동은 전쟁터와 같다. 소란스럽고 불안하고 많은 사람들이 실망과 탄식으로 우울한 표정이다.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와 싸우는 사람들, 헌신적으로 일하는 의료진들은 오늘도 기적을 일으킨다. 모두가 조심하고 끝까지 기도하며 나와 이웃을 지켜야 한다.

장려

@fahriz4l-삶은 투쟁으로 가득 차 있어야 한다,Hidup Harus Penuh dengan Perjuangan
삶이란 투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침략 전쟁이 아닌 불의와의 투쟁, 신의 뜻과 반대하는 것들과의 투쟁, 나를 옳지 못한 것으로 유혹하는 것들과의 투쟁이다. 바른 길로 가기 위해 나 자신을 경계하며 인내할 때 신은 우리를 위한 선물을 준비한다.
@moly.gomes-방향을 잃다,Kehilangan arah
지금 나는 방향을 잃었다. 아니 나아갈 힘을 잃었다. 편안함에 익숙해진 마음이 모험을 두려워하고 있다. 과감하게 일어나 용기있게 앞으로 나가라. 희망이 그대를 목표에 이끌어준다.
@yanis01-별이 없는 희미한, Redup tak berbintang
별이 없는 밤은 내 영혼을 초조하고 불안하게 한다. 어둠 속에서 나를 돌아보며 후회 보다는 깨달음을 구한다. 그리고 많은 것을 잃어도 실망하지 않는다. 새잎을 얻기 위해 떡잎을 버리는 식물처럼 나는 굳건할 것이다.

제2회 zzan문학상 작품을 공모합니다.

https://www.steemzzang.com/hive-160196/@zzan.admin/2-zzan-zzan-prize-for-literature

대문을 그려주신 @ziq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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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고 많으셨어유~!
고맙습니다 ^^ 💙